[CEO에게 듣는다] 한국통신 이상철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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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한국통신.SK텔레콤.LG텔레콤 3사의 최고경영자들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각사의 이해에 따라 정부가 추진 중인 통신시장 3강구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상철 한국통신 사장은 "통신시장 구조조정은 기업의 자발적인 의사결정과 자율경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고 말했다.

특히 이사장은 "LG텔레콤이 별도의 IMT-2000동기식 컨소시엄 법인을 구성하지 않는, 이른바 사전합병방식은 비동기식 사업자와의 형평에 어긋난다" 며 반대했다. 표문수 SK텔레콤 사장은 "LG가 사전 합병 방식으로 동기식을 신청하는 데는 반대할 의사가 없지만 정부가 추가로 지원하는 것은 곤란하다" 고 밝혔다.

표사장은 또 "이 경우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 고 말했다. LG텔레콤 남용 사장은 "동기식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음달께 동기식 사업권을 따낼 경우 단시일 내 시장점유율 20%를 차지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자신했다. 남사장은 하지만 "7월 이후에도 동기식 사업자가 결정되지 않으면 LG는 다시 위기를 맞을 것이며 통신시장 구조개편도 어려워질 것" 이라고 말했다. 편집자

- 3강 구도가 바람직한 것인가.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 국내 통신시장도 2~3개의 종합통신그룹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경쟁구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일부 사업자의 이해를 반영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통신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며, 국민의 통신편익 증진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

- 정부가 통신업체를 차별 규제하겠다고 밝혔는데.

"차별규제는 경쟁력이 취약한 후발 사업자에게 경쟁 여건을 마련해 준다는 취지로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극히 예외적.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존 사업자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를 통한 경쟁력의 하향 평준화보다 사업자간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통신시장이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 민영화와 관련, 해외 DR발행과 전략적 제휴의 진행 상황은.

"해외 통신시장의 급속한 변화를 고려할 때 한국통신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민영화는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KT는 선진사업자와 전략적 제휴가 최대한 빨리 성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해외에서 발행하려는 DR는 정부보유 구주 약 16%, 미화로 약 25억~30억 달러로 국내 최대 규모다. 이달말이나 7월초에 DR발행을 완료할 계획이다. "

- 자회사인 KT아이컴과 KTF의 합병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KT그룹의 기업가치.주주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시기를 결정하겠다. "

- 내년 6월 IMT-2000 서비스가 가능한가.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일정에 큰 변화는 없다. KT아이컴을 통해 내년 월드컵 개최기간 중 IMT-2000을 전세계에 선보이겠다. "

- LG가 추진하는 IMT-2000 사전합병 방식에 대한 견해는.

"KT와 SKT는 별도 신규법인 설립을 조건으로 사업권을 부여받았다. 따라서 IMT-2000 사업권을 별도 신규법인에 부여한다는 기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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