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시장은 '중복·과잉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9면

국내 통신시장은 최근 몇년 사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음성에서 데이터로 중심축이 급격히 이동 중이다. 또 급변하는 기술과 폭발적인 수요, 급증하는 통신회사 등으로 과잉 투자와 수익성 악화 등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시장은 유선 쪽은 한국통신이 독점하고 있으며, 무선 쪽은 한통과 SK텔레콤의 2강 체제를 LG텔레콤 등 후발업체들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군소 업체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해 생존의 길을 찾거나 기업가치를 높여 대기업에 편입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유선전화〓한통.데이콤.온세통신 등 3사가 서비스하는 국제전화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고 경쟁체제도 대체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한통이 5천여억원의 매출로 시장점유율 57%를 기록했고, 데이콤과 온세는 각각 30%와 13%를 차지했다. 시내전화는 후발주자인 하나로통신이 전화보다 초고속 인터넷에 주력하고 있어 한통의 독점(98%) 문제가 표면화하지 않고 있다.

반면 시외전화 시장은 후발업체인 데이콤.온세의 수익성이 나빠져 경쟁체제가 무너지고 있다. 유선보다는 휴대폰 사용이 일반화한데다 후발업체들이 한통의 벽을 뚫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데이콤의 경우 적자폭이 커져 사업권을 반납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 이동전화〓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사업권까지 거머쥔 한통.SK와 상대적으로 열세인 LG텔레콤간에 2강1약의 형국을 보이고 있다. 개인휴대통신(PCS) 서비스가 등장한 1997년 SK.한통.신세기.한솔.LG 등 5개 업체가 있었으나 SK의 신세기 인수, 한통과 한솔의 합병 등으로 구조조정의 격랑을 겪고 있다.

◇ 초고속 인터넷〓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다. 99년 서비스를 시작한 하나로가 단숨에 가입자 4백만명을 모으는 등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통신.하나로통신.두루넷.드림라인.파워콤.지앤지 등 10여 대기업과 20여 중소업체까지 진출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원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