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YMCA 정선용 신임이사장 “차 나눠 타는 ‘카쉐어링’ 본격 추진”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5면

천안YMCA 정선용 신임이사장은 연내 카쉐어링 사업을 시작, 시범 차량을 운행할 계획이다. [조영회 기자]

“승용차를 공유하는 카쉐어링(car-sharing)사업을 본격화할 생각입니다. 환경도 살리고 가정 경제도 살리는 길이죠”

환경벤처기업가답다. 26일 천안YMCA의 새 이사장에 취임한 정선용(46)씨는 환경종합기업 금강엔지니어링(주)의 대표다. 그를 차암동 천안제2공단 테크노파크의 회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천안YMCA(천안Y)에서 이사장은 뭐하는 직책일까. 천안Y를 대표하는 자리로 17명 이사 중에서 뽑는다. 임기는 2년으로 한 번 연임할 수 있다. 이사회를 이끄는 이사장은 천안Y의 사업 방향을 정하고 각 사업에 관한 최종 의사 결정을 한다. 그리고 사업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한다.

사무국장이 YMCA사업을 진행하는 ‘실무’ 지도력을 발휘한다면, 이사장은 사업 전개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유지’ 지도력을 행사한다. 이사들은 소정의 월 회비를 내고 또 재정적 필요가 있을 때 ‘특별 회비’를 낸다. 그러나 뭐니해도 일반 회원들 월 회비가 천안Y의 재정적 근간이다.

“현재 회원은 800여 명인데 1000명 선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모든 사업이 탄력을 받아 순조롭게 진행된다.” 정 이사장은 회원증가 운동을 첫 과업으로 삼았다. 현재 호서대에만 있는 대학Y를 단국대·한기대 등 천안의 대학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그는 “유례없는 취업난이 지속돼 대학생들의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관심이 적어졌지만 Y활동을 통해 적극적인 사회참여·봉사 정신을 체득하면 어려운 취업의 문도 쉽게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학Y 확대에는 차세대 젊은 YMCA 지도자를 발굴·육성하려는 속뜻도 있다.

정 이사장은 1997년 환경벤처기업을 세워 반석에 올린 ‘성공한’ 기업인이다. 충남벤처협회장을 4년간 맡기도 했다.

정 이사장이 천안Y 이사로 참여한 건 98년. 13년동안 이사로 재임하면서 6년간은 부이사장을 맡아 YMCA의 안팎 살림을 도왔다. 그는 10대 이사장에 취임, 93년 설립된 천안Y의 17년 역사에서 비창립 멤버로선 첫 이사장이 됐다.

그는 “천안이 그 동안 비약적 발전을 했는데 가장 큰 성과가 없었던 부분은 교통과 환경 문제인 것 같다”며 그와 관련 카쉐어링사업을 대대적으로 펼 뜻을 밝혔다.

카쉐어링은 말 그대로 차를 나눠 타는 제도다. 보통 회원제로 운영된다. 주택가 근처에 여러 개의 보관소를 설치해, 시간 단위로 차를 필요한 만큼만 쓰고 가까운 보관소에 차를 갖다 주면 된다. 차량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량을 사용한다.

“집에서 차량 2, 3대 보유해야 할 필요가 없어 가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아파트나 주택을 지을때 주차장 조성에 많은 땅과 돈을 쓸 이유도 없게 된다. 차량 증가율이 줄면 자연히 환경 악화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카쉐어링이 활성화되면 울상지을 곳은 자동차회사뿐”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카쉐어링에 대한 시민 이해도를 높이고 출자자를 모아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가능하면 연 내 시범 차량을 구매해 운영해 보려 한다.

천안Y는 자전거이용 확대운동도 편다. 방학 중에 학생 대상으로 자전거 여행학교 및 안전학교를 열고, 성인 자전거 동아리도 여럿 만든다.

6·2지방선거 참여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이다. “천안시장 후보들에게 시민들이 공감하는 10대 정책을 만들어 제안할 생각”이라며 “제안한 후 그 공약에 대한 후보들의 반응을 청취해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천안Y는 그간 버스·전철 환승체제 도입와 공용자전거 보급, 참여예산제 시행 등을 주장해 왔다.

또 성인들의 동아리 참여도 늘리고 싶다. 유적답사모임 ‘들꽃’, 독서모임 ‘거꾸로 사는 엄마’ 등 기존 동아리를 활성화시키고 창의과학모임, 자전거동아리 ‘두바퀴 세상’ 등 새 모임 설립도 준비 중이다.

환경시설전문가인 정 이사장은 대학서 환경공학을 전공했고 청정 생산기술로 석사, 미생물을 이용한 하·폐수 처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회사는 폐수처리 시설, 대기오염방지 시설, 대형 정수설비 등을 설계해 주고 시공한다. 이와 관련 20여 개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다.

글=조한필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