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佛 개인기.스피드.체격 한국 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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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한국이 못한 걸까, 프랑스가 잘한 걸까.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한국의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한국선수들이 왜 이렇게 못하는가 하고 생각하겠지만 프랑스 팬들은 '프랑스가 너무 잘했다' 고 할 것이다.

프랑스 선수들은 한국팬들에게 왜 프랑스가 세계 1위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지단.앙리.트레제게 등이 빠졌지만 누가 뛰어도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이야말로 세계 정상팀다웠다.

프랑스의 포백 수비는 조그마한 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견고한 수비' 의 전형 같은 프랑스 수비를 한국 선수들은 도저히 뚫지 못했다. 프랑스 선수들은 개인기.스피드.체격에서 모두 한국 선수들을 압도했다.

한국으로서는 전반 8분 만에 너무 쉽게 첫골을 허용한 게 아쉬운 순간이었다. 당시 상황을 보자. 뒤가리는 머리 뒤로 떨어진 볼을 돌아서며 지체없이 센터링으로 연결했다. 말레는 가슴 높이로 오는 어려운 볼을 멋진 시저스 킥으로 슈팅했고, 볼은 8명이나 몰려 있던 한국 수비수들 사이를 뚫고 네트를 흔들었다. 비에이라의 두번째 골은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중거리슛이었고, 아넬카의 세번째 골은 일자수비를 뚫는 작품 끝에 나온 것이었다.

프랑스는 후반 들어 잠시 느슨한 경기를 했으나 교체 멤버들이 자기 몫을 해냈다. 조르카예프는 구석을 보며 정확한 인사이드킥으로 추가골을 넣었고, 윌토르는 역시 순간 동작으로 일자수비를 무너뜨리며 골키퍼까지 제치고 여유있게 마지막 골을 넣었다.

다섯골 모두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시차도, 원정경기의 불리함도 모두 극복하고도 남는 실력이었다. 한국으로서는 세계 최고의 팀에 한수 잘 배운 한판이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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