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CEO론 "경쟁력있는 CEO 인정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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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대통령은 30일 "경쟁력 있는 최고경영자(CEO)를 인정해야 한다" 고 말했다. 진념(陳稔)경제부총리와 경제단체장.주한 외국인 경제단체 대표.연구기관장.국민경제자문위원 등 34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회의에서다.

金대통령은 "21세기는 지식과 문화.아이디어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경쟁의 핵심" 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키우는 일" 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체를 이끌고 가는 사람이 CEO들이다. 유능한 CEO를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金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다수의 범인(凡人)보다 한 사람의 영재(英才), 빌 게이츠나 손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해 왔다" 고 설명했다.

특히 金대통령은 우수한 CEO에게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평등 사상' 이 있기 때문에 CEO에게 인센티브를 주면 국민이 저항하는 점도 있다" 면서 "국민에게 CEO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도록 해야 한다" 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경제수석실 관계자는 "요즘 재벌개혁 정책을 놓고 한나라당에서 사회주의적 평등 쪽에 비중을 뒀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관심이 가는 金대통령의 발언"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金대통령은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 면서 4대 개혁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사람도 신진대사가 없으면 건강하게 살 수 없고, 국가라는 조직도 마찬가지다. 당장 인기가 없더라도 물러난 후에 평가를 받는다는 각오로 개혁을 해야 한다" 고 다짐했다.

이 자리에서 안충영(安忠榮)중앙대 교수는 "규제 개혁에 대한 현장의 체감이 부족하다. 기업 활동이 더 자유롭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 건의했다.

또 야노 마사히데 서울 재팬클럽 이사장은 "중국 경제가 대단히 발전해 기술 상품도 경쟁력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은 10~20년 후를 전망하며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고 조언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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