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경기] 남녀 농구 만리장성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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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한국 남녀농구가 오사카에서 나란히 중국을 이겼다.

남자농구는 21일 오사카시 마이시마체육관에서 벌어진 제3회 동아시아경기대회 사흘째 예선리그에서 동양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한 왕즈즈(2m14㎝.댈러스 매버릭스)가 버틴 중국에 1백-97로 역전승했다. 여자농구 역시 99-84로 역전승했다.

왕즈즈는 경기 직전 "동아시아대회 우승컵을 가지러 왔다" 고 큰소리쳤다. 언제나 자신을 괴롭히던 서장훈(SK.2m7㎝)도 없는 한국을 얕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자신감이 지나친 것이 중국에는 화근이 됐다. 더구나 한국에는 남자농구의 내일을 짊어진 김주성(중앙대.2m5㎝)이 있었다.

김선수보다 한뼘이나 큰 왕즈즈는 역시 위력적이었다. 무려 38득점을 올리며 종횡무진했다. 그러나 골밑보다 중간거리 밖을 맴돌며 슛을 던지는 플레이로 일관, 김주성에게 골밑을 빼앗겼다. 김선수는 28득점했다. 왕즈즈와 더블 포스트를 이루는 중국의 야오밍(2m23㎝)은 파울이 많아 힘을 쓰지 못했다.

2쿼터까지 47-54로 뒤진 한국은 3쿼터 시작하자마자 김주성의 골밑슛과 손규완(상무.25득점)의 3점슛이 폭발, 3분37초쯤 57-57 동점을 만들고 79-70으로 앞선 채 4쿼터를 맞았다.

정훈(성균관대.13득점)까지 3점포로 득점에 가세, 줄곧 리드한 한국은 종료 1분7초 전 98-97로 쫓겨 마지막 고비를 맞았다. 그러나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황성인(상무.17득점)이 레이업슛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남자농구가 중국을 꺾은 것은 1997년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86-72로 승리한 이후 4년 만이다.

여자농구는 히가시오사카체육관에서 벌어진 중국과의 예선리그에서 3쿼터까지 65-78, 13점차로 뒤졌으나 4쿼터 들어 상대 득점을 6점에 묶고 34점을 몰아넣는 뒷심을 발휘해 동반승리를 이뤄냈다.

한국은 4쿼터 들어 전면 강압수비를 펼치면서 실점을 막았고 정선민(신세계.30득점)이 공격을 주도했으며 장선형(신세계.12득점).김영옥(현대건설.26득점)이 노련한 플레이로 중국의 실책을 유도해 승리를 지켰다.

한편 한국은 볼링 여자 개인에 출전한 남보라(20.인하대)가 대회신기록(평균 2백28점)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주부 역사' 최명식(30.울산시청)이 여자역도에서, 정영한(80㎏ 이상급).이인종(67㎏ 이하급)이 남녀 태권도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내 금6.은5.동5개를 기록했다.

오사카(일본)=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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