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끼 읽끼] 첫문장 잘 쓰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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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첫문장은 글의 날개다. 첫문장을 잘 잡으면 글을 시원하게 풀어낼 수 있다. 첫문장을 쓰기 위해 작가들은 많은 고민을 한다. 간결하면서도 글 전체의 내용을 응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문장은 글의 활력소다. 재미있거나 재치있는 이야기, 예기치 못한 도입으로 극적인 효과를 주면 독자의 흥미를 절로 유발시키고 인상을 강하게 남길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놀라게 하는데 그치면 그 의미가 바랜다. 색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무엇을 말하려는지 단번에 알려야 한다. 질문으로 시작해 독자의 활발한 사고를 유도하거나 배경 정보를 담은 문장과 인용문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첫문장 쓰기는 신문으로 훈련하면 짧은 기간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선 신문 기사의 첫문장만 골라 읽어 본다.

아래 문장들은 5월 17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기사들의 첫문장이다. 예시한 문장을 읽으며 다양한 첫문장 쓰기 방법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보자.

"약국지도가 바뀌고 있다/가끔 부끄러운 순간이 있다/어린이날엔 공원에 가지 말자/여성들만 외모에 집착한다고 생각하면 벌써 구식이다/우리 아이 영재 맞나요/베이징의 5월은 유달리 인파로 북적인다/베트남이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는 속담처럼 미국 금리 인하는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다음엔 하루치 신문 기사의 첫문장을 모두 오려 마음에 드는 문장과 그렇지 않은 문장을 분류한 뒤 모둠을 만들어 그 이유를 토의한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을 고쳐 쓰는 훈련을 곁들이면 효과가 더 크다.

정태선 <활동중심언어교육연구소장>

◇ 칼럼의 제목 '책끼읽끼' 는 중앙일보와 활동중심언어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의 조기 독서 프로그램입니다. 구독 및 독서 상담 02-379-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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