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클리닉] 아픈 아이 간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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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아이가 병이 들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간호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우선 급성 질환에 걸렸을 땐 아이가 편안한 자세에서 안정을 취하도록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를 마냥 침대에 눕혀 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강제로 눕혀 놓으면 보채는 통에 오히려 안정을 해칠 수도 있다. 따라서 동화책 읽어주기.동요 들려주기.간단한 게임 놀이.만화영화 등을 통해 아이를 침대에 붙잡아 둘 흥밋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또 아픈 아이들은 자기 이부자리 말고 소파나 다른 방에 잠깐씩 누워 있고 싶어 한다는 점도 알아두자.

급성기를 지나 회복기에 접어들면 뛰어놀고 싶어 하는데 이 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직 병이 다 낫지도 않았는데' 하며 활동량을 제한한다. 하지만 너무 못 놀게 하면 오히려 심신에 해로우므로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놀도록 놔두는 게 좋다.

어린이 환자에게 가장 쾌적한 환경은 온도는 섭씨 22도, 습도는 65%다.

아픈 아이는 먹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아플수록 잘 먹어야 한다며 아이와 먹는 것 때문에 씨름하는 부모가 많은데 어른도 아프면 입맛이 없듯 어린이도 아플 땐 입맛이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며칠 덜 먹는다고 영양부족 상태에 빠지진 않으므로 억지로 먹이지 않는 게 좋다. 실제로 아플 때 강제로 먹이다간 아이가 음식에 대한 거부감으로 심인성 식욕부진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 병은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된다.

음식종류는 쉽게 소화되는 유동식이 좋으며 국.묽은 과일주스.설탕을 탄 홍차.사이다 같은 음료수를 주면 아플 때 열.호흡증가.땀 등으로 소실되는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약은 시간을 맞추되 우유와 같이 먹이지 말아야 한다. 예컨대 하루 세번 먹는 약은 아침.점심.저녁 식사 후에 먹이기보다는 8시간마다 먹여야 효과가 좋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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