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신기철교수 뇌출혈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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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불편한 몸으로 새벽까지 제자들과 함께 하던 열정을 말리지 못한 게 한스럽습니다. "

14일 오전 한양대병원에서 있은 한양대 도시대학원 도시건축설계학과 신기철(申基喆.51.사진)교수의 발인 예배.

이 학과 졸업생 박권일(32.국토개발원 연구원)씨의 조사(弔辭)가 조문객들을 울렸다.

申교수는 지난달 30일 새벽 경기도 과천시 자택에서 강의 준비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다 쓰러졌다. 2일부터 시작된 도시건축 작품전시회(한양대 신공학관) 개막을 앞두고 제자들과 한달째 새벽까지 작업을 해오던 중이었다. 그는 지난 11일 숨을 거뒀다.

그는 1999년 4월 강의 도중 뇌출혈로 쓰러진 뒤 오른쪽 몸을 쓰지 못해 잠시 강의실을 떠나야 했다. 그러나 왼손으로 설계 연습을 해 지난해부터 지팡이를 짚고 강단에 다시 선 그를 제자들은 박수로 맞았었다.

대학원생 박상태(30)씨는 "교육에는 엄격하셨지만 강의가 없는 목요일엔 학생을 한명씩 불러 청계산을 오르며 대화를 나누실 만큼 인간적이었다" 며 "기대에 못미쳐 늘 죄송스러울 뿐이었다" 고 말했다.

申교수는 명지대를 거쳐 75년부터 한양대에 26년간 재직하면서 분당신도시 설계와 서울시 신청사계획 등에 참여한 도시건축계의 중진. 91년부터 올해까지 네차례 한국건축대전 초대작가로 뽑힐 만큼 왕성히 활동했던 그는 아내 박복림(51)씨와 1남2녀를 두고 먼저 갔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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