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조말선씨 현대시 동인상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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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시인 조말선(사진)씨가 제7회 현대시 동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딴다' 외 4편.

현대시 동인상은 1962년 한국시의 현대화를 내걸고 결성된 현대시 동인 11명 전원이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시인을 각기 한명씩 추천한 다음 다수결로 수상자를 선정하고 상금은 없는 대신 시집을 내주는, 선배 시인이 후배 시인에게 주는 상이다.

"바구니를 들고 딴다/임신한 배를, /부메랑같이 날아가는 초승달을, /중독된 파도의 체위를, /제레미 아이언스의 퇴폐를, /로리타의 도발을, /김언희의 그것을, 절개지에서 뛰어내린 원추리를, /캔맥주의 마개를, /가을이군, 과수원에 매달려 익은 과일들/주인이 보는 사이와 안 보는 사이/바닥에 줄줄 흘린 것들을 다시 딴다" ( '딴다' 중)

현대시동인들은 "조씨의 시에서 보이는 굴절된 언어의 압축, 이미지를 비틀어 새로운 자연과 사물의 의미를 창출해 내는 서사적 기법을 높이 평가한다" 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도 사회도 이상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시대에 애써 이런 심리적 징후를 외면하는 건 위선이고 현실도피고 시대착오" 라며 "최근 우리 시단이 보여주는 이완된 서정시로의 퇴행을 부정하고 비판한다" 고 뼈있는, 도발적인 동인 성명도 덧붙였다.

시상식은 6월 29일 오후 6시30분 문예진흥원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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