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절반 "하루 한시간도 공부 안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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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우리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하루 1시간도 공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학생 10명 중 1명은 대학이 입학만 하면 졸업할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는 교육인적자원부가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월 실시한 '대학생의 학업 성취와 사회적.문화적 배경 등 요인에 관한 기초 조사' 를 통해 6일 밝혀졌다.

조사 대상은 전국 국.사립 6개 대학 재학생 1천7백81명이다.

◇ 국립대.자연계가 공부 더 안해=강의시간을 제외하고 대학생들의 하루 평균 공부시간은 30분 미만이 23.1%, 30분~1시간이 28%다. 대학생 51.1%가 하루 1시간 미만만 공부하는 것이다.

하루 1시간 미만 공부하는 학생을 유형별로 보면 국립대생의 57%, 사립대생의 47%였다. 전공별로는 자연계열의 56%, 인문사회계열의 42%다.

이같은 공부시간은 각자의 학점을 5점 만점으로 환산한 대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그대로 반영됐다. 학업성취도 역시 전공별로 인문사회계가 3.04점, 예체능계 3.06점인 반면 자연계는 2.86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 교육여건도 불만=대학의 학사운영이나 행정.교육 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5점 만점)는 소재지별로 서울 2.7점, 광역시 2.53점, 지방 2.71점 등 대부분 보통 수준(3점) 이하였다. 수업과 교수 수준에 대한 만족도도 전체적으로 각각 3.02점과 2.96점으로 보통 수준에 그쳤다.

유형별로는 국립대생들의 수업.교수 만족도가 각각 2.88점, 2.83점으로 낮았다. 대학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소재지별로 서울(3.18점)은 보통을 웃돌았으나 광역시(2.75점)와 지방(2.63점)은 보통 이하였다.

연구팀은 "개인의 학습 경향.태도와 함께 대학의 학사 운영.행정의 질도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지적했다.

◇ 목적의식 없는 대학생=응답자들은 대학의 역할에 대해 ▶진리탐구의 전당(27%)▶능력있는 엘리트 양성기관(17%)▶전문적인 직업 훈련기관(14%)을 꼽았다.

그러나 ▶입학만 하면 졸업할 수 있는 곳(10%)▶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다(31%)는 등 목적의식이 없는 대답도 열명 중 네명꼴(41%)에 달했다.

연구책임자 김형관(교육학과)교수는 "교육 여건의 획기적인 개선과 공부하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히 이뤄지지 않으면 국가 인적자원 개발의 핵심인 대학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될 것" 이라고 분석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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