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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서 전문인 기르고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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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초등학생인 두 딸을 둔 서민 부모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대입제도 변화와 사교육비 문제 등으로 이제는 교육 관련 보도가 일상이 되고 있고, 언론의 관련 기사 제목만 봐도 벌써 미간이 찡그려짐을 어쩔 수 없다. 이 와중에 내 딸들이 대학에 가는 2010년의 대입정책 방향이 언급되기 시작하니 무관심으로 일관할 수도 없다.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말이 '교육은 백년 대계'인데, 정작 정부에서 흘러나오는 교육정책 및 계획은 대입제도에만 너무 많은 무게를 싣고 있다. 우리가 대입제도에 그리 많은 정열.시간.예산을 소모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삶의 목표는 행복 추구다. 현재의 교육 환경 속에서 국내 일류대학에 합격한 학생 본인이나, 그 뒤에서 몇 년을 노심초사하는 가족들이나 그 과정이 인생의 행복을 보장한다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다. 모두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휩쓸려 가는 이런 교육 문화, 교육열이 세계 5위라는데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수준은 세계 50위라는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 국민 전체에 팽배해 있는 대학의 사회에서의 역할의 본질적 이해라 할 것이다.

대학의 역할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인의 양성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문제는 우수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해당 분야의 전문인력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현실이다. 대학교육과 별개로 개인적으로 다시 학원을 다니는 등 제2의 '사교육'이 성행하고, 기업은 수십대 일의 경쟁을 뚫고 뽑힌 신입사원들을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교육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실정이다.

교육의 목표와 목적, 그리고 사회조직 안에서의 그 역할에 대해 기성세대들이 다시 생각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보다 기성세대들에게 교육의 역할이 무엇인지 교육시켜야 한다. 한창 인성교육이 필요하고, 건강한 신체와 사고와 감성을 훈련시켜야 할 우리 청소년에게 너나 할 것 없이 현실과 괴리된 학력 지상주의의 세계에 빠뜨리고 그 단편만 비교하고 있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들의 사고 속에 '행복한 삶, 나누는 삶'에 대한 개념이 재정립돼야만 한다. 그래야 부모들이 바른 가치관으로 우리 자녀들의 교육을 건전하게 이끌 수 있다.

또 대학교육 시스템은 입학보다는 졸업에 비중을 두어 진정 대학 전공을 이수한 학생들이 보충교육 없이 사회의 인적 자원이 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종선 가정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