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신종 주의보 … “유부남을 조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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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 친하게 지내던 남자가 본래 친구였건 동료였건 간에 결혼을 하게 되면 그의 신분은 유부남이다. 결혼이란 제도를 통해 한 순간 평준화되는 관계도. 서먹하게 지내자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켜야 할 것들이 좀 있더라. 서로의 평화 전선을 위해. editor·한지희

상식적인 시간대에 통화하라 “대학 시절, 가족처럼 지낸 동아리 오빠. 결혼한 지 한참 되었는데, 어느 날 밤 그로부터 나와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예전 같으면 사심 없이 나갔을 텐데, 망설여지더라. 졸라대는 전화에 결국 전화기를 껐다.” 싱글녀 O

급한 소식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아닌 한밤중의 전화라면, 받는 입장에서 충분히 오해를 할 수 있다. 설령 결혼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늦은 시간에 남자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는 연애 기류를 형성할 가능성이 농후하니까. 과거의 친분으로 외출을 고민하기 전,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집에서 그를 기다리는 와이프에게 괜한 오해를 사기 싫다면 말이다.

문자 메시지에 때를 가려라“안부 문자? 좋다. 그런데 왜 시도 때도 없이 ‘샤방’ 메시지를 날려, 와이프로부터 괜한 오해를 사게 만드냔 말이다. 와이프에게 휴대폰을 완벽히 오픈하지만, 오해의 여지가 있는 메시지는 통화 목록과 함께 바로 삭제한다. 오해 말라, 사소한 분쟁이 싫을 뿐이다.” 유부남 2년차 K

남편의 휴대폰에 남겨진 여성으로 짐작되는 문자 메시지에 완벽히 쿨한 와이프란 없다고 생각하라. 사무적인 안부라면 최대한 격을 갖춰 쓰라. ‘오빠~’는 99% 오해용 호칭 1호임을 명심하라. 그래도 써야 한다면, 뒤에 이어지는 문장에 문자의 용건을 명확하게 밝혀라.

그 눈빛을 거두지 못할까 “남자란 동물은 기본적으로 ‘자뻑’하는 경향이 있다. 별다른 말이나 행동이 없이 촉촉한 눈빛만 보내와도 나에게 호감이 있나 싶다. 여직원들이 지나가다가 내 자리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런 저런 안부를 물어오면 흐뭇해진다. 회식 자리에서도 한참 술 마시다가 눈이 마주쳤을 때 배시시 웃는 것을 보면, 살짝 오해를 하곤 한다. 어디까지나 상상이겠지만.” 유부남 5년차 B

친근한 캐릭터의 유부남이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그는 남자다. 결혼이란 제도 하나만 거쳤을 뿐 본능은 그 전과 똑같다. 그의 사적인 결혼 생활을 물어본다든지, 농담 툭툭 던지며 웃음을 날린다든지, 모든 남자 직원이 아닌 그에게만 그렇게 행동한다면 오해를 살 수 있다. 실제로 결혼한 남자 직장인에게 여자의 부담스러운 행동이 무엇인지를 묻는 주관식 질문에 ‘유혹의 눈빛’을 답한 이들이 많았다. 정말 ‘자뻑’이 심한 건 아닐까?

유부남 잡는 말, 말, 말 “전 유부남이 더 편해요~라며 회식에서 눈웃음 치는 그녀. 총각들은 잘 모른다나? 여자들이 더 무서운 세상이다.” 유부남 5년차 K

회식 자리엔 늘 술이 있기에 오피스 내에 있던 사무적인 경계가 무너질 수 있는 자리다. 평소 잘해줬던 회사 동료나 상사에게 의미 없는 막말을 던지진 않았는지. 흔히 “과장님 와이프는 좋겠어요.” “선배가 제 이상형이에요.” “부장님과 비슷한 사람 소개시켜주세요.” “유부남도 좋아요.”라고들 한다. 아무리 목석 같은 남자라도 이런 멘트를 들으면 상대가 자신에게 필이 꽂혔다고 생각할 확률 99퍼센트다. 진정 ‘낚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 삼가라.

섭섭하지만, 그는 ‘언니’가 될 수 없다“한번은 회사 남자 동료가 나의 편하고 다정한 행동에 오해를 하고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해 배타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있었다. 한동안 함께 담배를 피우며 내 하소연을 들어주는 상담자 역할을 해주던 분인데, 섭섭하다. 지금은 좀 서먹해졌다.” 싱글녀 H

부서 내에 정말 ‘큰언니’로 여길 만큼 편한 남자동료라 해도 계속되는 둘만의 행동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회사엔 보는 눈도 많으니까. 상대에게 결혼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그에 맞게 행동할 것을 일부러 요청하는 유부남도 드물기에 너무 반복되고 상담 수준이 지나치진 않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결혼한 직장인 남자들은 상대가 유부남인 것을 알고 부담부터 가지고 대할 때가 더 어색하다고 하니까.

예쁘다고 생각하면 더 조심해야지“상대가 정말 예뻐 호감이 가는 인물이라면 아무리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도 그 부담을 감수할 수 있는지 없는 지를 가늠하게 된다. 대부분의 결혼한 남자들은 문제를 만들고 싶어 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본능의 구역은 따로 있다.” 유부남 5년차 J

예쁜 것이 죄냐고? 괜한 구설수에 올라 자신의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다면 회식 자리처럼 사적인 대화가 오가는 자리에선 단도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술로 인한 남자들의 호기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술’은 그 다음 날 이기적인 남자들에겐 훌륭한 변명거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married man is...

44.4% - 결혼한 이후, 사적인 대화가 줄었다.

51.9% - 여자 동료의 문자 메시지로 와이프에게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

37.0% - 사적인 감정이 없다면 문제될 행동이 없다.

(조사 기간 1월 6~8일 대상 기혼 남성 직장인 153명, 취업 포털 커리어 www.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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