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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방천 야시장’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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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난해 5월 대구시 대봉동의 재래시장인 방천시장에서 ‘예술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풍물패 공연이 열리고 있다. 중구청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빈 점포를 예술가들의 작업·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예술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대구 중구 제공]

대구시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신천 옆 달구벌대로 변에 위치한 재래시장이다.

신천 둑 옆에 있어 ‘방천(防川)’이란 이름이 붙었다. 도심에 위치해 1970년대에는 점포 수가 10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큰 시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70개 점포가 명맥을 잇고 있다. 주변에 백화점이 들어서고 주택이 사무실로 바뀌면서 손님이 줄었기 때문이다. 빈 점포가 많고 시장을 찾는 발길도 뜸하다.

대구 중구청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방천 야시장’을 연다. 재래시장에 문화적 요소를 접목해 쇼핑객이 넘쳐나도록 하자는 취지의 ‘방천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다.

‘토요일은 밤이 좋아’라는 주제의 야시장은 20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매주 토요일(오후 4∼10시) 열린다. 행사장에는 ‘만원의 행복’ ‘미미(美美)시장’ ‘나도 갤러리’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만원의 행복은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1만원 이하에 판매하는 벼룩시장이다. 미미시장은 대학생이나 시민이 그린 그림이나 직접 만든 공예품을 판매하는 코너다. 폐장 30분 전에는 판매하던 물품을 경매에 부치는 이벤트도 선보인다.

또 빈 점포에 입주한 예술가들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금속공예품 등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시장 안 갤러리 카페인 ‘라깡띤’에서는 영화 속의 록·재즈·힙합 음악을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김한수 중구청 문화예술담당은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다”며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도록 재미있게 구성했다”고 밝혔다.

야시장은 ‘방천시장 예술 프로젝트’에 이은 행사다. 중구청은 지난해 3월에서 6월까지 방천시장의 빈 점포 15개를 월 15만원에 임대해 예술가들을 입주시켰다. 회화·금속공예·조각·섬유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 45명이 활동하면서 시장이 창작과 전시공간으로 바뀌었다. 예술을 통한 시장 활성화가 목표였다.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시장을 찾는 사람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술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서였다. 호기심에 한두 차례 찾을 뿐 ‘고객’이 되진 않았다. 상인들도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반신반의했다.


이번에는 고객을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족 중심의 체험행사를 많이 만든 이유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에 선정됐다. 방천시장상가번영회 신범식(63) 회장은 “지난해 예술 프로젝트는 시장 알리기에 도움은 됐지만 사람을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그러나 “가게마다 싱싱한 야채 등 품질 좋은 상품을 준비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가족 체험 행사가 지속되면 단골 손님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구청은 상인들의 의식개혁을 위해 18일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수원 ‘못골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홍익대 김종대 교수와 경북대 지역시장연구소장인 장흥섭 교수가 주제를 발표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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