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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브리타니아' 유럽 인터넷 중심될 것 장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정보고속도로니 인터넷이니 하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이용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다.

인터넷은 인류의 삶의 스타일을 1백80도 변화시켰다. 그 시효는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의 정보통신정책이다.

미국은 과거 군사.교육용 정보통신망으로 활용돼온 인트라넷의 활용범위를 상업적으로 확대시킴으로써 오늘날 3천억달러에 이르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발달시켰다.

이로써 오늘날 미국은 정치.경제를 아우르는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생성의 모체인 영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커뮤니케이션 제국주의의 식민지 또는 주변국으로 전락할 것인가. "

신간 『e-브리타니아』는 과거 산업혁명을 일으킨 영국이 21세기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전세계 정보통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든 일종의 전략서다.

대영제국의 '팍스-브리타니아' 를 연상시키는 책 제목에서 다분히 주관적인 영국의 '자존심' 을 느낄 수 있지만 각계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영국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미국 주도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특화전략을 정리해 놓았다.

앞의 질문에 대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패트리셔 호지슨 BBC 정책국장과 그레이엄 마더 유럽정책포럼 의장, 리처드 잉글우드 유럽의회 의원, 앤드루 그레이엄 옥스퍼드대 밸리올 칼리지 부학장 등 영국의 정치.경제.문화.정보통신 등 각계 전문가 14명의 진단은 상당히 낙관적이다.

이들이 첫째로 주목하는 대목은 오랜 역사에서 축적된 유럽의 문화적 잠재력이다. 인터넷 기술이 일반화하면서 기술적인 플랫폼에서 콘텐츠로 비중이 옮겨질 수밖에 없는 시장의 흐름을 간파한 것이다.

미국이 인터넷 포털을 확립함으로써 디지털경제의 헤게모니를 선점했지만 장기적으로 그 힘의 축이 유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영국은 뉴스 온라인 웹사이트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신임을 받고 있는 BBC를 비롯한 우수한 방송시장과 통신을 갖고 있으며 정부의 제도적인 규제완화 등 시장개발에 유리한 토양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같은 영어 사용 국가라는 점이 최대 메리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책에서 미국을 따라잡기 위한 영국의 과제에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저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물가로 상징되는 위태로운 영국 경제가 경쟁력있는 대중적인 콘텐츠와 최첨단 디지털TV.무선기술 등 21세기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숙제들을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은 제시하지 않았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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