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 호재에 주가·채권 동반 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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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출구’ 걱정에 짓눌려 있던 금융 시장이 일단 한숨을 돌렸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김중수(사진)씨가 한국은행 총재로 내정된 데 이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상당 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다. 17일 주가와 채권 값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채권 값은 이틀째 상승(금리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떨어진 3.8%를 기록했다. 대우증권 김일구 연구원은 “당장 돈줄 죌 일이 없다는 신호가 한·미 양국에서 동시에 왔다는 점을 시장이 의미 있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3분기 중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해 온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인상 시점이 4분기로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형중 연구원은 “김 내정자의 그간 경력으로 볼 때 정부와 맞서 통화정책을 펼 가능성은 낮다”면서 “일단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올리려는 시도는 없을 것이란 게 시장의 컨센서스”라고 밝혔다.

나라 안팎의 호재에 증시도 이날 큰 폭으로 상승했다. 외국인이 오랜만에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4.85포인트(2.11%) 뛴 1682.86을 기록했다. 1680선 회복은 1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안전 자산으로 몰리던 돈이 다시 증시로 돌아올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그간 돈이 은행권으로 흘러들어 갔으나 3년물 국고채의 금리가 4% 이하로 떨어져 다시 주식의 매력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출구전략의 압박이 완화됐을 뿐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니다.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시장은 반색하고 있지만 저금리가 너무 장기화되면 필연적으로 거품이 낄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좋지 않다”면서 “경기 회복세가 완연해지는 4분기 중에는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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