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CC, 하승진 없이 4강 PO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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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KCC가 ‘공룡 센터’ 하승진 없이도 4강에 올랐다. 삼성은 턴오버에 자멸했다.

KCC는 1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삼성을 99-86으로 이겼다. KCC는 3승1패로 4강에 진출해 KT와 격돌하게 됐다.

◆작아진 KCC=전반까지는 삼성이 48-42로 앞섰다. 행운도 삼성 편이었다. KCC의 리그 최장신 센터 하승진(25·2m21㎝)은 이날도 종아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더구나 KCC 외국인 센터 테렌스 레더는 2쿼터 3분50초에 삼성 이승준과 신경전을 벌이다가 2연속 테크니컬파울을 받고 퇴장당했다. 백업 센터 강은식은 4쿼터 초반 5반칙으로 물러났다. 삼성은 가드부터 센터까지 전 포지션에서 KCC보다 신장에서 우위를 점했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미스 매치(포지션별 매치업에서 상대 팀보다 키가 큰 상황)를 이용해 골밑 공격을 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 센터 이승준(32·2m4㎝)은 차곡차곡 골밑 득점을 쌓아 전반에만 18득점을 올렸다. 반면 높이에서 밀린 KCC는 전반 야투 성공률이 37%에 불과했다.

◆실책에 무너진 삼성=KCC는 3쿼터에서 승부를 뒤집었다. 삼성은 시즌 내내 아킬레스건이던 턴오버에 또 발목을 잡혔다.

삼성은 정규리그 평균 실책 14개로 이 부문 불명예 1위였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3차전까지 평균 턴오버가 17개에 달했다. 이날 삼성은 전반까지 단 3개의 턴오버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3쿼터에만 실책 7개가 쏟아져 나온 게 패인이 됐다.

3쿼터 삼성의 첫 공격에서 빅터 토마스가 이규섭에게 엉뚱한 패스를 하면서 공을 놓친 게 신호탄이었다. 이어서 나온 이정석과 토마스의 턴오버는 모두 KCC 강병현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강병현(25득점)은 스틸에 이은 속공으로 3쿼터에만 13득점을 올렸다. 삼성이 3쿼터에 실책으로 흔들리는 사이 KCC는 스틸 6개, 속공 4개로 달아났다. KCC는 3쿼터를 74-66으로 마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삼성의 총 턴오버는 14개로 KCC(5개)와 큰 격차를 보였다. KCC는 4쿼터 삼성이 점수 차를 좁혀 오자 아이반 존슨(38득점)과 전태풍(16득점·7도움)이 득점포를 터뜨리며 추격을 뿌리쳤다.

허재 KCC 감독은 “삼성이 높이로 나왔기 때문에 우리는 반대로 스피드로 간 게 승인”이라며 “KT도 분명 약점이 있는 만큼 잘 준비해 4강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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