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영향… 난류성 어종 겨울철에도 잘 잡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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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한 우리 나라 연안의 수온상승 때문에 난류성 어종의 겨울철 어획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징어.고등어.멸치.전갱이.방어 등 연근해 주요 난류성 어종의 겨울철 분포해역이 북상하면서 분포밀도가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수산진흥원 연근해자원과 박종화(朴鍾和)연구관은 16일 '한국근해 겨울철 온난화와 어황 변화' 라는 논문을 내놓았다.

朴 연구관은 이 논문을 이달 말 강원도 강릉 동해수산연구소에서 열리는 제1회 연구발표회에서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논문에 따르면 우리 나라 근해는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30년간 겨울철(1~3월)평균 수온보다 0.8~1.5도 상승했다.

동해 주문진 앞바다는 60년대 평균 6.5도에서 90년대 8도로 1.5도 상승했다. 남해안의 여수해역은 6.5도에서 7.7도로 1.2도, 마라도 연안은 14.5도에서 15.3도로 0.8도 높아졌다.

이같은 수온변화는 국립수산진흥원이 1960년부터 99년까지 매일 관측한 수온자료와 일본기상청의 일본해양월보에 수록된 연도별.월별.해역별 수온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이다.

이에 따라 동.남해 33근해에서 겨울철에 잡히는 오징어.고등어.전갱이.멸치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비율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중 겨울철에 잡힌 어획비율은 오징어는 1960년대 1.4%에서 90년대 12.6%, 고등어는 3.3%에서 24.7%, 전갱이는 1.4%에서 16%, 멸치는 1.1%에서 15.9%로 크게 높아졌다.

또 이들 어종이 겨울철에 잡히는 해역이 적게는 30마일, 많게는 60마일 정도 북쪽으로 넓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60년대 주로 제주도 근해에서 형성되던 어장이 통영.거제도 앞바다와 동해 포항 앞바다까지 올라왔다.

대신 겨울철 추운 바다에 서식하는 한류성 어종인 명태와 청어는 잘 잡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朴 연구관은 62년부터 99년까지의 해양수산통계연보와 주요 어종의 월별 어획량 자료 등을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얻어냈다.

朴 연구관은 "우리 나라 연안의 겨울철 수온상승은 엘리뇨의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간접 영향 때문인 것 같다" 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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