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F-X시험평가단 평가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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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공군의 F-X 시험평가단(단장 申保鉉 준장)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넉달간 러시아.미국.프랑스.스페인 등 4개 후보기 제작국에서 평가 테스트를 했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전투기 조종사.항공공학 박사 등과 영관급 이상의 무기체계 전문가들로 두개팀(성능 평가팀 12명, 협상팀 5명)이 구성된 뒤 한달 만이다.

현지에서 평가단은 F-15기 등 후보 기종마다 10여차례 직접 탑승해 시험비행을 했다.

그러나 결국 비행성능을 점검하는 수준이었을 뿐이었다고 여러 전문가는 지적한다.

핵심 신모델인 레이더.엔진 등이 당시 장착되기 전이어서 이들 장비의 성능을 직접 시험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이들 장치에 대해선 자료.시뮬레이션 시험 참관 등을 통해 성능을 살펴봤다.

공군 관계자는 "레이더.미사일 등은 한두 번의 시험만으론 성능을 완전히 검증하기 어려워 대신 각 정부가 인증한 테스트 결과서 검토 등 간접 평가방법을 적용했다" 고 말했다.

시험평가를 불과 한달 앞두고 부랴부랴 평가단이 구성돼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된다. 업체마다 제출한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제안서를 꼼꼼히 검토하기 위해선 더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평가단측은 "98년 4개 후보 기종을 채택한 뒤 2년여 이상 관련 자료를 수집해 왔으며 99년부터는 공군내 자체 평가팀도 운용해왔다" 고 밝혔다. 평가단은 또 후보기종들을 직접 조종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수호이기는 계기판이 러시아어로만 돼 있어 평가단이 알아보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시험 평가결과에 대한 '보안관리' 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공식 성능 평가발표가 나오기도 전 일부 입찰사들이 "성능부문에서 1등을 했다" 고 주장하는 사례도 나왔다.

어쨌거나 평가단은 지난 2일 미국내 F-15기에 첫선을 보인 APG-63V1레이더 등 새로 갖춰지는 장비에 대한 시험평가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

이미 시험평가보고서를 제출할 시한(3월말)도 넘긴 상태인 데다, 7월이면 기종선정을 해야 하는 촉박한 일정 때문이다.

<특별취재팀>

사회부=표재용.강주안.전진배.정효식 기자

통일외교팀=김준범 편집위원.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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