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에 희비…올 10대그룹 주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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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올들어 대그룹간에 주가 재편이 활발하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을 잘 해 실적이 좋은 그룹, 기업지배구조와 회계를 투명하게 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은 그룹들의 주가가 약진했다는 평가다. 반면 구조조정을 게을리하거나 경영이 투명하지 못한 그룹들의 주가는 대체로 부진함을 면치 못했다.

1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0대그룹 중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올들어 가장 많이 올라 시가총액이 18.0%나 늘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는 연초 4천4백95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13일 현재 7천9백90원을 기록해 77.8% 뛰었고 현대자동차는 1만1천7백원에서 1만7천7백원으로 51.3% 상승했다.

뒤이어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이 17.2% 늘었다. 제일기획이 29.7%, 삼성전자는 21.2% 오르는 등 14개 상장 계열사 모두 올들어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현대그룹은 현대건설과 현대전자 자금난의 여파로 주가가 많이 떨어져 시가총액이 16.1% 감소했다. SK그룹은 9개 계열사 중 7개사의 주가가 올랐지만, 세계적인 통신주 하락 때문에 SK텔레콤의 주가가 26.3% 급락한 결과 시가총액이 22.1% 줄었다. LG그룹은 시가총액이 3.2% 늘어 현상유지에 만족해야 했다.

굿모닝증권 손종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그룹의 주가 상승에 대해 "올 1분기 순익이 20% 이상 신장하는 등 실적이 좋아진 데다 현대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뒤 주주 중시 경영에 적극 나서 외국인투자자 등으로부터 호응을 받은 결과" 라고 설명했다.

그는 "LG그룹의 주가가 실적에 비해 맥을 추지 못하는 것은 LG텔레콤에 대한 증자참여 문제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등 투명하지 못한 경영행태를 보인 때문으로 보인다" 고 지적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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