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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위해 열공하는 엄마들

중앙일보

입력


공부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자녀들의 학습을 돕기 위해서다. 공부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자는 뜻도 있다. 아이를 위해 시작한 공부에 재미를 느낀 나머지 엄마 스스로를 위한 공부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사 새로 배우며 역사기행에도 나서

“예전에는 단군 신화라고 배웠잖아요. 요즘은 ‘신화’라는 표현은 쓰지 않아요. 대신 단군의 ‘건국’이라고 이야기하죠.”

옹기종기 모여 앉은 주부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교과서를 뒤적이며 강사의 말을 한 마디라도 놓칠까 집중하고 있다. 강사 오세현(44)씨가 분당 주부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신나는 역사체험단’ 수업 시간 모습이다.

신나는 역사체험단은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통일신라와 발해·고려·조선시대를 거쳐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이르는 한국사 전반을 공부한다.

한 학기는 3개월(10만원), 교재는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사회교과서와 중학교 국사 교과서를 사용한다. 오씨는 “교과서는 가장 객관적인 교재”라며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기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수업 참가자 대부분dms 초등학생 자녀들 둔 엄마들이다. 신현정(43·분당구 이매동)씨는 “초등학교 6학년 국사부터 다루기 때문에 보통 3~4학년 엄마들이 공부에 가장 관심을 갖는다”고 귀띔했다.

김정화(43·분당구 수내동)씨는 지난해부터 신나는 역사체험에 참여했다. “전에는 국사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만 있어서 아이의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했다”는 김씨는 “공부를 통해 전체적인 흐름을 알게 된 게 가장 좋았다”고 밝혔다. 국사 공부에 재미를 느낀 그는 함께 공부했던 사람들과 국사 공부 동아리를 만들었다. 내친 김에 5월로 예정된 한국사 시험도 칠 계획이다.

매주 금요일 열리는 ‘역사기행단’도 엄마들에게 인기다. 기행은 암사동 선사유적지·몽촌 토성·국립중앙박물관 등 서울과 수도권 일대 유적지를 방문하는 행사다. 반일 기행과 종일 기행으로 나눠 참여할 수 있다.

초등학교 4·2학년 자녀를 둔 오명희(37·분당구 서현동)씨는 “주말이면 아이들과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많이 찾는 편”이라며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라 직접 설명을 해주는 답사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역사체험단과 기행단을 모두 들으려 한다”고 말했다.

신나는 역사체험단은 분당여성회 부설 웃는책도서관(031-702-9622)·정자청소년수련관(031-783-4300)·AK PLAZA 분당점 문화센터(031-779-3810~2)에서 참여할 수 있다.

우리 아이에게 더 좋은 동화책을

분당여성회는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면 웃는 책도서관에서 동화연구모임 ‘책이랑 냠냠’을 연다. 2008년 11월 시작한 이 모임은 미취학 아동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다. 현재 회원은 10명으로 유치원에 막 입학한 3세 아동의 엄마가 제일 많다.

모임은 동화작가에 대한 공부로 이뤄진다. 대상 작가는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정한다. 지금까지 공부한 작가는 최숙희·앤서니브라운·최은미·옐라마리·권정생 등이다. 매회 발제자를 정해 작가의 작품세계를 공부하고 함께 동화를 읽는 시간을 갖는다. 동화책은 발제자가 회원들 앞에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듯이 소리 내어 읽는다.

올해는 천즈위엔·미야니시타쯔야·안느에르보 등 국내에서 비교적 덜 알려진 작가들을 공부할 계획이다. 유아문학 관련 리포트 및 독서이론서 공부도 병행한다. 지난해 7월에는 함께 동화구연을 배우기도 했다. 이은정(36·분당구 야탑동)씨는 “엄마가 먼저 배우고 느껴야 아이에게 제대로 설명을 해 줄 수 있다”며 “동화 공부 외에 육아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문의=031-702-9622

 
원리로 접근하면 수학도 재미있어

“일반적으로 수학은 공식을 외워 대입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무조건 문제만 풀라고 하면 아이가 지루해 해요. 방정식 하나를 풀어도 어떻게 발견된 건지, 어떻게 발전해서 함수로 연결되는지 알려주면 더 재미있게 배우게 되죠.” AK PLAZA 분당점 문화센터의 ‘제대로만 가르치면 내 아이도 수학왕’의 강사 김민정(53)씨의 말이다.

제대로만 가르치면 내 아이도 수학왕은 학부모들을 위한 수학 강좌다. 그렇다고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은 아니다. 수학의 원리를 알려주고 자녀에게 어떻게 수학을 지도할 지를 가르쳐 준다. 초등학교 교과 내용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돼 초등 3~4학년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수업은 3개월(10만원) 단위로 진행한다. 김 강사는 “수업을 들은 학부모들의 잔소리가 줄어 아이와 사이가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자녀를 가르치기 위해 왔다가 수학의 재미에 빠진 엄마들도 꽤 많다”고 밝혔다. 이 강좌는 유아 초등교육정보 커뮤니티인 '맘스쿨(8주 3만원)'에서도 들을 수 있다.

▶문의=031-779-3810~2


[사진설명]학부모들이 ‘신나는 역사체험’의 강사 오세현씨(가운데)로부터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사회교과서를 교재로 한국사 수업을 듣고 있다.

<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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