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 오페라 '황진이' 일본 강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일본 문화계에 한국 창작 오페라인 '황진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15~16일 일본 도쿄(東京)신국립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에 아키히토(明仁)일왕 부처가 관람키로 하는 등 좌석 1천8백개가 거의 매진됐다. 와타누키 다미스케(綿貫民輔)중의원 의장 등 정계 거물들도 상당수 부부동반으로 보러 간다.

황진이를 기획한 한국오페라단 박기현(朴起賢.41.여.사진)단장은 "교과서 문제로 한.일 관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열리긴 하지만 일본 최고의 무대에서 한국 창작 오페라의 우수성을 알리게 돼 매우 기쁘다" 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2002년 한.일 월드컵 기념행사 중 하나다. 황진이는 1999년 한국에서 초연됐으며 지난해에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중 수교 8주년을 기념해 공연됐다.

朴단장은 "자체 기획작품이 아니면 공연장을 빌려주지 않는 신국립극장이 공동 주최자로 나서 5일간 무료로 대관해 주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하고 있다" 며 "일본에 한국 전통예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 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75명이 연주를 맡아 북.꽹과리 등 한국의 전통악기를 익히고 있다" 고 소개했다. 연출은 영화감독인 이장호(李長鎬)전주대 교수가 맡았다.

당초 한국에서도 많은 정치인들이 관람할 계획이었으나 우익 역사교과서 파동으로 현재로서는 이상수(李相洙)민주당 의원과 권노갑(權魯甲)민주당 고문만이 관람할 예정이다.

權고문이 '교과서 문제 해결을 위한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로 방일한다' 는 소문도 나돌고 있으나 朴단장은 "그는 평소 나와 친분이 있어 이전부터 꼭 보러오겠다고 약속했을 뿐" 이라고 말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