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골목 알리자” 상인이 모터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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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남산동 모터쇼 조직위원회 이재철 운영위원장이 14일 자동차 부속골목에서 행사의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조직위는 다음달 17∼18일 이곳에서 모터쇼를 연다. [프리랜서 공정식]

“자동차 골목을 널리 알리기 위해 행사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곳을 모르는 젊은이가 많거든요. ”

대구 남산동 모터쇼조직위원회 운영위원장인 이재철(36)씨의 말이다. 그는 요즘 자신의 가게 일을 제쳐 놓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2010 남산동 모터쇼’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이 행사는 다음달 17∼18일 중구 남산동 자동차 부속골목의 노상에서 열린다.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왕복 2차로 400m 구간이 축제장으로 바뀐다. 행사는 수퍼카·튜닝카쇼, 스포츠웨어 패션쇼, 비보이 공연 등으로 구성된다. 수퍼카쇼에는 람보르기니·아우디·포르셰 등 스포츠카 10여 대가 출품된다. 새 차 가격이 2억∼4억원대다. 튜닝카쇼에는 자동차 부속골목 업소들이 직접 꾸민 차량 30여 대가 등장한다.

또 자동차 전기·전자제어시스템과 오디오 등 멀티미디어, 자동차를 꾸미는 각종 액세서리도 만날 수 있다. 행사에는 레이싱 모델 20명도 출연한다. 이들은 사진을 찍는 자동차 동호인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스포츠웨어 패션쇼의 모델로도 나선다.

자동차 부속골목은 프린스호텔 건너편 골목으로 70개의 자동차 관련 업소가 늘어서 있다.

경정비업체에서 광택·내비게이션·음향기기·선팅·휠·핸들커버 등 액세서리를 장착·판매하는 업소가 밀집해 연간 2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970년대 초 상가가 형성되기 시작해 현대자동차의 포니가 출시된 75년 이후 규모가 커졌다. 차량 대수가 급격히 늘면서 이를 치장하려는 고객이 줄을 이었다. 중구청은 10년 전 이곳을 명물거리로 지정했다.

이 위원장이 모터쇼를 결심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김수재(55) 상가번영회장과 상권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였다.

“처음엔 경품행사를 겸한 축제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축제를 해보자는데 의견이 모아졌어요. 도심 골목에 차량용품 업소가 밀집한 곳은 많지 않습니다. ‘자동차용품 전문 골목’이란 점을 알리기에는 모터쇼가 가장 낫다고 생각했지요.”

그는 자신의 이벤트 업체인 ‘사이버오토’를 통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카의 출품 섭외는 이 위원장이 직접 맡았다. 그는 2007년 대구수퍼카페스티벌, 2008 대전수퍼카페스티벌·대구친환경모터쇼 등에 참가했다. 이 과정에 서울·부산 등 전국의 수퍼카 주인들과 인맥을 쌓았다.

그는 “10여 년 전 일부 업소가 가격을 비싸게 받으면서 ‘바가지 골목’이란 비판을 받은 적도 있었다”며 “행사를 통해 우리 골목의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10년째 자동차용품점을 운영하고 있다.

상인들은 행사 기간 전국에서 자동차 애호가와 사진 작가들이 몰려 홍보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한다. 행사 비용 1억5000만원은 상인들이 모두 부담한다. 김수재 조직위원장은 “행사를 잘 치러 남산동 자동차 부속골목이 자동차용품을 싸게 판매하는 전문상가라는 점을 전국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글=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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