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주식투자 "실제 가능액 2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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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정부가 올해 안에 6조원의 연기금을 주식투자에 쏟아붓기로 했지만 원금손실을 방지해야 하는 연기금 특성상 실제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액수는 1조8천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11일 투신협회에서 개최된 4대 연기금과 투신.자산운용사 간담회에서는 투신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원금보장형 상품을 들고 나와 관심을 끌었다.

이들 투신사와 자산운용사들은 연기금 특성상 안정성을 투자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며 대부분 주식의 투자비율을 30% 이하로 낮춘 원금보장형 상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밝힌 대로 6조원의 연기금이 투입된다 하더라도 안정성을 중시하는 연기금의 특성상 채권을 제외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액수는 2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제일투신운용과 조흥투신운용 등은 각각 3년 만기 상품의 경우 채권의 비율을 80% 내외로 하고 주식투자의 비율을 20% 이하로 낮춰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조흥투신운용의 경우 특히 채권과 주식의 투자비율을 82:18로 나눈 뒤 채권수익률을 연 7%로 가정하고 주식투자에서 1백%의 수익을 올릴 경우 3년 후 총투자 수익률이 36%를 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990년 원금보장형 상품을 내놨다가 손실을 입은 경험을 소개하며 원금보장을 위해 위험성이 높은 주식투자를 완전히 배제하고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과 채권에만 투자해도 연 10%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자산운용사인 세이에셋코리아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서는 연기금의 해외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세이에셋코리아 진병훈 이사는 "9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조사결과 주가 등락 때마다 사고 파는 단타매매 전략보다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일정기간이 지날 때까지는 주식매매를 하지 않는 전략적 운용방법의 수익률이 더욱 높았다" 며 "연기금도 이같은 운용방법을 고려할 만하다" 고 밝혔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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