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심야 콘서트 관람객 귀가도 신경써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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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학교에 다니는 동생을 둔 대학생이다. 동생이 매우 좋아하는 한 연예인의 대형 콘서트가 며칠 전 있어서 입장권을 어렵게 구해줬다.

그런데 그 공연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동생은 집에 오는 지하철을 놓치게 됐다. 할 수 없이 가족들이 난생 처음 자정이 넘도록 집에 돌아오지 못한 동생을 데리러 나갔다. 공연장에 도착해 보니 인근 거리는 관람을 마친 아이들로 가득차 있었다. 대부분 어린 중.고등학생들이었는데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간에 추위에 떨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이날 청소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공연을 보며 커다란 즐거움을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 수준높은 공연이 되려면 관람객의 편의까지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대다수의 관객이 다음날 학교에 가야 하는 청소년임을 잘 알고 있는 공연 기획사가 공연을 심야에 끝나게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런 일이 다른 연예인들의 공연 때도 종종 벌어진다고 들었다. 부모들은 공연 기획사가 탄탄한 공연 내용 못지 않게 관객이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 줄 것을 믿고 자녀를 공연장에 보낸다는 점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이지혜.서울 동작구 상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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