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주대서도 장애인신입생 특별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지난 2월말 홀로 키워오던 손자를 제주도로 유학보낸 황금봉(黃今鳳.78.경남 진해시)씨는 걱정이 태산 같다.

손자인 황철호(黃喆湖.19)군이 제주대 언론홍보학과에 진학한 것은 기특하기 짝이 없었지만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인 손자 혼자 살아갈 일을 생각하면 잠이 오질 않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黃씨는 고민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다. 제주대 교정과 강의실.기숙사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제주대는 이번 학기부터 黃군과 함께 입학한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김민석(金旼錫.19.경영학과)군, 하반신마비로 지체장애 1급인 김정우(金正禹.19.사회)군 등 장애인 신입생 세명을 위해 대대적인 시설물 교체작업을 벌이고 있다.

입학식날 학부모 간담회 자리에서 장애인 학생들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이 대학 부만근(夫萬根)총장.양영철(梁永哲)학생처장 등 교직원들이 발을 벗고 나섰다.

우선 기숙사에 세 학생이 기거할 온돌방이 마련됐다. 따뜻한 온돌이 이들 학생들의 근육 위축을 막아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黃군에게 새 휠체어도 전달됐다. 기숙사 진입로 등 계단에 경사로와 핸드레일이 설치됐다.

기숙사 안의 샤워실.화장실.문고리 등도 장애인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교체됐다. 자판기.매점 등을 운영해 벌어들인 이 학교 소비조합 수익금 3천만원이 모두 투입됐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1억5천만원의 예산으로 학생회관에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공사가 진행 중이다. 6월이면 마무리된다. 장애학생들이 휠체어를 탄 채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강의실과 도서실에 장애인용 책상.의자도 마련됐다.

제주대측은 2003년까지 5억8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장애인용 시설확충계획' 도 최근 확정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