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직속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첫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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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무총리 직속 국무조정실의 나승포(羅承布)실장이 6일 김대중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한다. 국무조정실장의 청와대 업무보고는 처음이다. 국무조정실(전신 행정조정실.차관급)은 이름 그대로 정부 부처의 업무를 조정하는 곳으로 현 정부 들어 장관급으로 격상했다.

현 정부 첫 총리인 JP(김종필)의 위상을 고려한 것. 그 이후 국무조정실장(전임 실장 정해주.최재욱.안병우)은 '자민련 몫' 으로 인식됐다. 정통파 기획원 출신인 安전실장마저 정치권에선 자민련 사람으로 구분했다.

그러다 보니 "국무조정실의 업무가 원활하지 못하고, 너무 정치적 고려를 한다" 는 게 청와대의 불만이었다. 3.26 개각 때의 국무조정실장 교체는 그런 이유에서라고 한다.

"의약분업.새만금사업 등 여러 부처의 이해(利害)가 충돌하는 복잡한 사안에서 국무조정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게 金대통령의 판단" 이라고 5일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그런 점에서 羅실장의 업무보고는 "金대통령이 국무조정실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시다. 이한동(李漢東)총리의 위상을 건드리는 것은 아니다" 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내무 관료 출신인 羅실장(행시 10회)은 일선행정(함평군수.목포시장) 경험이 풍부하며, 1995년부터 3년10개월 동안 전남 행정부지사를 맡아 최장수 부지사 기록도 세웠다. 羅실장은 "국정을 조율해 나가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가겠다" 고 다짐하고 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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