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차기 주자들 "개인행보 자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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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절대 튀지 않는, 그러나 확실한 세(勢) 확대방안은 무엇인가' .

후원회.재단 창립.지방 나들이 등 이번 주부터 봄맞이 기지개 켜기에 나선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들이 고민하는 대목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개인적 대권 행보로만 비춰지지 않게 하고 정부 업적을 적극 홍보하라" (3월 17일 청와대 최고위원회의)고 차기 주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기 때문.

3.26개각으로 신건(辛建)국정원장과 청와대 박지원(朴智元)정책기획수석이 등장한 데 따른 여권 내 역학 구도의 미묘한 변화도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김심(金心.DJ 의중)살피기' 와 이미지 선점(先占)사이의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토로가 나온다.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은 이번 주에 국회 대표연설(4일) 및 대규모 후원회(3일.코엑스) 행사를 한다.

李위원측은 "대표연설은 金대통령의 국정구상과 당론을 대신해 읽는 것일 뿐" 이라며 원고 작성을 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에게 맡겨놓았다. 李위원이 내세워온 '4년 중임 개헌, 합당' 등 민감한 현안은 "한 줄도 없을 것" 이라고 한다.

李위원은 지난주 거창.여수 방문 때도 "사과나무는 5년쯤 돼야 열매를 맺는데 3년 돼서 싹이 안보인다고 자르자면 되느냐. DJ개혁은 성공해야 한다" 면서 몸을 낮추고 있다.

2만여명에게 초청장을 발송한 李위원 후원회는 송대관.태진아.주현미씨의 공연과 이주일 토크쇼 위주로 꾸며진다.

당 상임고문인 노무현(盧武鉉) 전 해양수산부장관은 "김중권(金重權)대표 등 지도부의 몫인 당 운영에는 일절 참견하지 않는 대신 민생정책에만 의견을 내겠다" 고 1일 선언했다.

한반도 재단 창립식(3일)을 앞둔 김근태 최고위원은 "대선 외곽조직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며 시.도 지부 설립을 뒤로 미뤘다. 인천.충북을 제외한 14개 시.도지부 설립준비위원회를 강행해 왔던 金위원이었다.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은 미국에서 돌아온 이튿날인 1일 전주의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대회장을 찾았다.

2일 목포 극동방송 개국식과 3일의 '4월회' 특강에서는 'DJ 대북 포용정책의 당위성' 을 강조한다. '과열 경쟁에 먼저 뛰어들지 않겠다' 는 입장이다.

2~3일 16개 시.도지부 방문의 마지막인 부산.창원을 찾는 金대표는 "강한 여당에 의한 DJ개혁 마무리" 를 호소할 예정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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