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살이 갈수록 '빡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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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뉴욕〓신중돈 특파원]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의 약 40%가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30년 동안 미국 이민자의 숫자는 약 세배 가량 늘었지만 이들의 생활수준은 30년 전과 비교할 때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이민연구센터(CIS)가 28일 발표한 '이민자 생활실태 보고서' 에 따르면 미국에서 10~20년간 거주하고 있는 이민자들은 토박이 미국인들보다 훨씬 가난하고 주택소유율도 크게 뒤떨어진다.

빈곤선 이하로 생활하는 이민자는 1970년에는 전체 이민자의 26%였으나 2000년에는 40%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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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본토박이 미국인들의 빈곤자 비율은 70년 35%에서 2000년 29%로 감소했다.

미국의 전체 이민자는 약 3천만명인데 이들 중 고교 졸업장이 없는 이민자들의 비율이 지난해 말 현재 토박이 미국인들보다 약 세배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30년 전 이민자와 토박이 미국인들간의 주택소유율 격차는 7%포인트였으나 2000년에는 24%포인트가 됐다. 2000년 말 현재 주택을 소유한 이민자는 전체의 46%에 불과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스티븐 카마로타는 "이민자들은 미국이 황금으로 덮인 나라인 것으로 생각하고 몰려들고 있으며, 미국에서 어렵게 살고 있으면서도 여기서 겪는 고통이 본국에서 겪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프랭크 섀리 국립 이민포럼 상임이사는 "30~40년 전 미국으로 이민온 유럽인들은 고국에서 높은 교육을 받은 지식인들이어서 미국 생활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멕시코나 중남미.아시아의 이민자들이 대부분이어서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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