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과학 강국 되려면 과학 대중화 운동 서둘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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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영국 런던 중심부 알베마레 거리에 위치한 영국 왕립연구소. 영국 과학 대중화를 총괄하는 민간 연구소다. 2백년 연구소 역사에 최초의 여성 소장인 수전 그린필드는 "과학 강국은 과학에 대한 국민의 관심에서 시작한다" 고 강조했다. 한국도 21세기 과학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 대중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옥스퍼드대에서 뇌과학 연구도 하고 있으며, 영국에서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직접 정책조언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사 중 한명이다.

- 연구와 과학 대중화 활동 양쪽을 다 만족시킬 수 있는가.

"오히려 도움이 된다. 연구를 열심히 할수록 대중들에게 현대 과학의 방향을 더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 연구소는 순수 민간기구다. 정부의 과학정책과 충돌할 때도 있을텐데.

"사실이다. 그래서 여러가지 보완장치를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연구소는 개인이나 회사의 기금으로 운영되는 데 어떤 경우든 특정인이나 회사가 전체 기금의 5%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정부가 개인을 빌려 연구소 활동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 연구소의 정책 건의를 영국 정부가 잘 받아들이나.

"최근 정부가 지놈 프로젝트 완성과 관련해 생명윤리에 대한 자문을 해 세쪽짜리 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답장은 '고맙다' 는 말 한마디 뿐이었다. 그렇다고 실망하지 않는다. 어차피 정부는 여러 경로로 의견을 구하지 않나. 과학자와 정치인이 의견을 교환했다는 자체가 성공이라고 본다. "

- 한국이 과학 강국이 되려면 먼저 해야 할 일은.

"국민이 과학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첫째다. 아무리 훌륭한 과학자가 있고 과학기술이 있어도 국민의 관심이 없으면 상품화나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과학 대중화 운동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

- 최근에 미디어센터를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언론을 통한 과학홍보 효과가 가장 크다. 또 기자들이 구체적 내용을 몰라 틀리게 보도하는 경우가 있다. 센터는 현직 과학자들이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

런던=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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