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 소규모 펀드 계속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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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투신사들이 펀드 통폐합에 팔을 걷어 붙였다. 펀드를 대형화해야 펀드 운용 비용을 줄이고 펀드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가입자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대투자신탁운용은 26일 10억원 미만의 71개 펀드(1백54억원)를 오는 28~29일 일괄 해지한다고 밝혔다. 헤지펀드는 신장기 우대 공사채 시리즈, BK 나폴레옹, 르네상스 혼합형 등으로 이들 상품은 뉴 패러다임 채권형펀드, CBO 스페셜펀드, 밀레니엄펀드 등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고객의 별다른 요구가 없으면 머니마켓펀드(MMF)로 대체된다.

현대투신은 지난해 6월과 11월에도 각각 5백40개, 2백40개 펀드를 해지했었다. 현재 현대투신운용의 펀드는 모두 8백50여개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직 한 펀드매니저가 25개의 펀드를 맡아 적정수준(10개)을 웃돌고 있다.

현대투신운용 성금성 운용본부장은 "펀드 규모가 작으면 제대로 운용할 수가 없다" 면서 "앞으로도 펀드 통폐합 작업을 계속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신운용도 지난해 11월 소규모 펀드 1백63개를 통폐합했었다. 99년 8월 대우채 처리과정에서 급증한 소규모 펀드들을 통폐합해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것.

대한투신운용은 지난해 10월 7백70개 펀드를 통폐합한데 이어 12월에는 1백95개 펀드를 없앴다. 이 회사는 오는 4월 초 3차로 5백개 가량의 소규모 펀드를 통폐합할 예정이다.

제일투신운용도 꾸준한 펀드 통폐합으로 지난해 7월 1천2백98개에 달하던 펀드가 현재 5백48개로 줄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펀드 통폐합은 바람직하나 통폐합하면서도 신설이 잇따라 펀드 수가 그다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면서 "펀드 수는 세계 최고수준이나 펀드 당 운용규모는 밑바닥 수준인 만큼 비슷한 성격의 펀드는 통폐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지적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펀드 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나 펀드 당 운용규모는 미국의 1.6%에 불과할 정도로 영세하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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