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CEO, 멘토를 만나다] 스마트폰 게임 출시하는 문정우·임재형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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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식·정현진 기자

이장철 제작본부장이 네오위즈사를 방문한 문정우·임재형(오른쪽)씨에게 게임의 테스트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명헌 기자]

난이도 별 단계 나눠 사용자 접근성 높여야

“주어진 숫자에 맞게 블록에 적힌 숫자를 계산해 쌓는 방식의 게임입니다. 암산능력 향상과 재미를 결합한 기능성 게임이죠.” 문씨가 ‘I 플러스’의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본부장이 스마트폰으로 직접 게임을 해보더니 고개를 갸웃하곤 문씨에게 물었다. “테트리스처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이죠? 주위 친구들에게 테스트해봤나요? 반응은 어떻던가요?” “그건 아직….” 임씨는 “이 게임이 그렇지 못하다는 건가요?”라고 되물었다. “블록게임은 간단한 조작과 빠른 속도가 특징인데, 이 게임은 어렵다는 느낌이 먼저 드는군요.” 교육적 효과를 게임에 접목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지만 작동방식이 너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본부장은 “처음 게임을 접할 때 재미있는가를 판단하는 시간은 30초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사용자들이 쉽고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작동방식을 더 쉽게 느끼게 하려면 난이도별로 단계를 나누라고 조언했다. 각 단계를 성공했을 때 성취감을 줄 수 있고, 쉬운 단계에서 조작방식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경험·상상력에서 아이디어 나와

임씨가 “게임 개발자로서의 중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묻자 “경험과 상상력”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평소 기술적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문씨와 임씨가 의아한 듯 다시 물었다. “게임의 완성도가 중요한 것 아닌가요?” 이 본부장은 “게임의 완성도는 사용자들의 감성을 읽어내는 ‘유연한 사고’에서 나온다”며 “개발자로서의 오만함을 버릴 것”을 강조했다. “운전을 할 줄 모르면서 경주 게임의 스릴과 긴장감을 어떻게 구현할 거죠? 수영을 모르면서 수영 게임을 만들 수 있나요?” 개발자가 게임의 완성도를 자신해도 결국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사용자들이라는 것이다. 게임의 본질은 ‘사용자들의 재미’라는 점을 잊지 말라는 주문이다.

이 본부장은 그러기 위해 “먼저 경험해야 한다”며 “자신의 경험을 살린 개발”을 강조했다. 음악·미술·스포츠 등 관심 분야를 넓히고 직접 경험하면서 사람들 관심의 변화를 파악하라는 말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면 깊이 있게 파고들어 보세요. 당장엔 게임개발과 연관이 없어 보여도 그런 경험이 훗날 아이디어가 될 수 있습니다.”

공동작업의 창의적 개발 분위기 유지가 관건

“현재 일차 목표는 이 개발의 PM(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게임회사 CEO까지 목표하고 있습니다.” 문씨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지 조언을 구했다. 이 본부장은 “게임개발은 공동작업이 관건”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강조했다. 창작을 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주관이 뚜렷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하지 못하면 조직 내의 창의적 개발 분위기가 죽어버린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감성을 읽어내야 하는 게임개발은 창의적 개발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그것을 살리느냐 못 살리느냐가 PM의 역할이죠.”

‘I 플러스’는= 한국게임과학고 동문으로 우석대 게임콘텐츠학과 1학년인 문정우(기획)·임재형(프로그래밍)·임형빈(그래픽)씨가 공동개발 중인 스마트폰 전용 교육용 숫자조합 블록게임이다. 이들은 청소년창업경진대회 출전을 계기로 게임개발 회사 창업을 준비 중이다. 이달 말 개발을 완료하고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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