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냥꾼' 로스 "잘 팔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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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거래로 미국의 '부실기업 사냥꾼'윌버 로스(67.사진)는 또 한번 자신의 명성을 입증했다.

그는 약 2년 전 ISG사를 설립한 뒤 도산한 미국 2위의 철강회사 베들레헴을 비롯해 LTV.애크미금속 등을 잇따라 사들여 미국 최대의 철강기업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러다 철강값이 뛰는 시점에 유럽 철강업계의 거물 라크시미 미탈에게 45억달러라는 거액을 받고 넘긴 것이다.

파산한 기업을 헐값에 매입, 적당한 자금을 투입하고 경영구조를 개선한 뒤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이번에도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로스는 1998년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 한라그룹 등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에도 깊숙이 간여해 국내에도 꽤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지난해 봄 베들레헴을 인수하면서 건넨 액수는 정확히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그즈음 그가 제시했던 가격은 15억달러였다. LTV철강 인수에는 약 3억3000만달러가 들었다.

전문가들은 그가 20억달러 안팎의 돈을 들여 부실기업을 인수해 손질한 뒤 2년도 안 돼 두배가 넘는 45억달러를 받고 판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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