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LG 3점포 SK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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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LG가 18일 창원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준결승에서 SK를 1백8-1백6으로 꺾었다.LG는 5전3선승제 시리즈에서 첫판을 잡았다.

정규리그에서 똑같이 30승15패를 거둔 맞수다운 명승부였다.만원을 이룬 7천3백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이 팽팽한 무게중심을 홈팀 LG쪽으로 쏠리게 했다.

37분 동안 SK가 앞서 갔지만 보이지 않는 주도권은 LG가 놓치 않아 역전을 예고했다.LG는 조성원(29득점)을 앞세워 초반부터 빠른 속공과 장기인 외곽슛으로 몰아쳐 상대를 슛쏘기 경쟁에 끌어들이려고 시도했다.

SK는 평소와 달리 냉정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전 포지션에서 5㎝ 이상 신장이 크고 개인기가 좋은 SK는 앞선 1대1 능력을 충분히 활용했으며 3점슛에 강한 LG를 이기기 위해선 골밑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서장훈(26득점)·재키 존스(21득점) 등 센터 뿐 아니라 조상현(18득점)·로데릭 하니발(31득점) 등 포워드들도 3점슛을 자제하고 끝까지 골밑을 두드렸다.SK는 리바운드에서도 37-17로 압도적으로 앞섰다.

그러나 많은 득점이 반드시 승리를 보장해주지는 못했다.SK는 4쿼터 2분30초 조상현의 골밑 슛으로 1백점을 돌파하면서 점수차를 8점으로 벌려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지만 이 때를 기점으로 패배가 시작됐다.

올시즌 평균 1백3득점한 공격 농구의 강자 LG는 1백 득점이 넘은 경기에서 승률 80%였다.LG는 전광판에 1백점이 새겨지자 물만난 고기처럼 3점슛 포격을 시작했다.

종료 3분을 남기고 3점슛 라인 1미터 밖에서 멀뚱히 서있다가 느닷없이 던진 조우현(17득점)의 3점슛이 1백5-1백4로 역전골이자 결승골로 굳어졌다.SK는 종료 직전 골밑에서 여러차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슛을 던졌지만 번번히 림을 벗어나 연장으로 승부를 몰고가지 못했다.

허진석,창원=성호준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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