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뉴욕 증시 과연 날개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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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추락하는 뉴욕 증시는 과연 날개를 달 것인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일(한국시간 21일 새벽)금리인하를 결정한다. '운명의 날' 로 불러도 괜찮을 정도다.

지금 뉴욕증시는 금리인하라는 이름의 약으로 버티는 환자와 같다. 지난 1월 두차례나 약을 먹었지만 곧 다시 기운을 잃었고, 이후 추가 투약만을 목빠지게 기다렸다. 환자의 병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FRB는 투약 처방을 내릴 게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약' 의 양이다. 금리인하 폭이 0.5%포인트에 머물면 시장은 다시 요동칠 것이다. 0.75%포인트가 되면 일단 반등 흐름을 탈 전망이다. 하지만 반등이 그리 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가 경기회복이나 기업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어도 6개월 정도의 시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미 기업들의 실적은 계속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지난 주말 미 나스닥지수는 1, 890까지 폭락했고, 다우지수도 10, 000선이 다시 무너졌다.

FRB의 다음번 금리정책 회의는 5월 15일로 예정돼 있다. 특별한 모멘텀 없이 두달 후를 기약해야 하는 뉴욕증시는 일종의 허탈감과 함께 만성적 무기력증에 빠질 우려도 있다.

병세로 따지면 일본 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일본은행은 19일 금리 정책회의를 열어 제로금리로의 복귀를 결정하게 된다. 엔화가치는 달러당 1백20엔을 넘어 1백25엔선을 향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엔화가치 하락은 우리 외환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원화가치는 달러당 1천3백원선에 육박하고 있다. 원화가치 하락은 외국인의 투자를 가로막을 악재다.

지난주말 이틀간 고객예탁금이 2천3백억원이나 급감했다. 불가항력적인 외풍에 시달리느니 당분간 쉬겠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탓으로 보인다. 일단 종합지수 520, 코스닥지수 70에 방어선이 새로 형성됐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금리 인하로 반짝 상승할 경우 보유 주식을 줄일 기회로 삼는 게 좋을 것 같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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