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피플] 음란,유해사이트 추방운동 앞장 고교생 김성진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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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우리 청소년들 스스로가 나서서 또래들에게 올바른 컴퓨터 윤리교육을 시켜줄 참입니다. "

청소년에 대한 음란.유해 사이트의 폐해를 보다못해 사이버 공간 정화에 직접 나선 고등학생이 있다. 주인공은 김성진(17.경기도 평택 청담정보통신고2)군.

김군은 지난해 9월 '음란사이트를 막는 소프트웨어들이 제구실을 못한다' 는 내용의 언론보도를 보고 음란사이트차단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는 한편, 10월부터 친구들을 모아 '음란사이트 우리손으로 없애자연합' 을 발족했다. 연합 홈페이지(http://www.netstune.com)는 지난 1월 오픈했다.

"지금까지 음란 사이트 50여개의 폐쇄를 이끌어냈어요. 하지만 원래 목적은 단순히 사이트 폐쇄가 아니라 또래들이 올바른 컴퓨터 윤리의식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

김군은 폐쇄된 사이트 중 5곳은 청소년들이 만든 것이었다고 귀띔한다. "얘들을 설득해서 스스로 폐쇄하게끔 만든 게 가장 뿌듯해요" 라고 김군은 강조한다. 이중 2명은 자신들이 한 일을 반성하고 연합 운동에 가세했다.

"성인들의 권리를 왜 청소년들이 나서서 침해하냐는 얘기들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하고 싶은 얘기는 권리를 강조하기 전에 책임을 다해달란 부탁이에요. " 조목조목 할 말을 하는 그의 모습이 어른스럽다.

현재 연합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60여명 정도. 70명이 되면 '구성원(이들은 스스로를 회원이라고 부르지 않고 좀더 많은 책임감과 의무감이 있다는 의미에서 구성원이라 부른다)' 을 더 받지 않을 생각이다.

구성원은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인터넷에 대한 개념이 확실한 15~19세의 청소년들이 대상이다.

김군의 향후 목표는 청소년 컴퓨터 윤리교육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학교에서 컴퓨터를 어떻게 쓰는지만 배웠어요. 앞으론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도 함께 알았으면 좋겠어요. "

김군은 자신이 19세가 돼 구성원 자격이 없어지는 2년 뒤엔 연합운동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틀만 만들어주고 친구나 후배들이 스스로 꾸려갈 수 있게 되면 제가 더 있을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

김군의 장래희망은 빌 게이츠 같이 경영과 기술을 동시에 아는 기업가가 되는 것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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