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때마다 일단 현금화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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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조정장세가 길어질 전망이다.

국내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일본의 증시와 경기에 짙은 안개가 끼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시장은 나스닥 2, 000선 붕괴에 이어 비교적 안정적이던 다우지수마저 10, 000선이 무너져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동안의 하락을 주도하던 기술주에 이어 금융주 등 전통 우량주에 대한 기대까지 무너지고 있어 20일로 예정된 미국 금리 인하도 시장을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는 상황.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실적과 재료를 바탕으로 투자 종목을 좁히는 냉정한 자세를 취해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와 경기 영향이 적은 중소형주를 고르되, 연초 유동성 장세에서 재료없이 급등했던 종목 등은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 현금과 주식 비중 7대 3으로〓적어도 금리 인하에 대한 미국 증시의 반응이 분명해질 때까지는 주식보다 현금을 갖고 있는 게 유리할 전망이다. 0.5% 수준의 금리 인하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어 시장에 큰 호재가 되지 못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하폭이 0.75%로 커질 경우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교보증권 김석중 이사는 "증시에 돈이 들어와 유동성 장세가 재연될 것이라는 기대 못지 않게 경기 상황이 예상보다 나쁘다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여 꼭 호재로 작용할 것 같지는 않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현금화에 주력하며 주식비중을 투자자금의 30%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지적된다.

◇ 테마.급등주 특히 조심〓조정장세에서는 올 들어 급등한 종목들에 대한 섣부른 추격매수는 위험이 배가될 수 있다.

올 들어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들 가운데 상당수도 우선주와 관리.투자유의 종목들이다.

이들 종목은 대개 발행주식이 적고 절대가격이 낮아 시세를 조종하는 세력의 표적이 되기 쉽고 거래 없이 며칠씩 상.하한가를 오르내린다. 그동안의 손실을 단번에 만회하기 위해 모험적인 추격매수에 나서다가는 팔 기회 한번 없이 반토막이 나기 십상이다.

또 코스닥시장에서 자주 거론되는 테마주 역시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키움닷컴증권 안동원 이사는 "현재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대세하락기의 연장이므로 매수 확대는 위험하다" 며 "보유주식도 실적과 재료가 뒷받침되는 중.소형 우량주에 한정해야 한다" 고 조언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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