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계적 마케팅 권위자 슈미트 콜롬비아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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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한국 기업도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 마케팅' 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

세계적인 마케팅 권위자로 알려진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번트 슈미트(43) 교수(http://www.meetschmitt.com)는 지난 8일 ㈜태평양에 마케팅 컨설팅을 하기 위해 내한해 이같이 말했다. 슈미트 교수는 최근 10년 동안 한국을 50여 차례 방문한 한국통이다.

체험 마케팅이란 기업이 물건을 팔 때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독특한 서비스나 이벤트 등을 통해 상품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꾸준히 심어줌으로써 소비자를 끄는 판매전략이다.

그는 "한국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공학도처럼 ISO 9000 등을 챙기며 품질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며 "앞으로는 품질보다 새로운 마케팅으로 승부를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고 강조했다.

특히 과잉생산의 시대에는 체험 마케팅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같은 마케팅이 성공한 사례로 스타벅스 커피숍을 꼽았다.

한국에 진출하자마자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면서 급속히 뿌리를 내린 데는 나름의 비결이 있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품질로만 팔지 않는다. 품질은 기본이다. 체험 마케팅 기법을 적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제공하는 데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한국시장에서 이처럼 빨리 성공한 것은 원목 인테리어.재즈 음악.커피잔 등이 조화해 독특한 분위기를 하나의 브랜드로 연출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가정이 제1의 장소라면 회사는 제2의 장소이고, 커피숍은 제3의 장소로서 따뜻함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체험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슈미트 교수를 초청한 태평양 마케팅실의 박수경 박사는 "라네즈 등 화장품 판매전략에 체험 마케팅 기법을 접목하는 방안을 마련 중" 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독일 폴크스바겐의 뉴비틀 자동차도 자신만이 추구하는 특정색 제품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서만 판매하는 등 독특한 체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성공했다.

슈미트 교수는 "한국 상품도 이제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며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품질 이외에 '어떤 추억(혹은 무엇)' 을 더 줄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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