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초등생들 주말 활용

중앙일보

입력


박수연(서울 신우초3)양은 요즘 주말이 부쩍 기다려진다. 낯설고 짜여진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체험활동을 하거나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훌쩍 시간이 흘러가는 게 늘 아쉽다. 놀이만 하기엔 3학년에 올라와 처음 배울 과학과 사회도 걱정이다.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 주말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식사·수면 시간 주중과 같이 유지해야

“주중과 동일한 패턴으로 식사·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스터디맵 자기주도학습관 김경미 원장은 개학 뒤 학습효율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흐트러진 생활습관을 들었다. 방학 동안 불규칙했던 공부시간이 개학 뒤 주말로 연장되기 쉽다는 설명이다. 주중 학교 갈 때와 동일한 시간에 기상하고 주말의 가족 외식이나 나들이 시간에도 식사시간은 가능한 한 지켜주는 것이 좋다.

주말 아침에 다음주 주중 학습계획을 세우는 습관은 우등생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한주를 돌이켜보는 과정에서 전 주의 미진한 부분을 깨닫고 어떤 식으로 보충하면 효과적일지를 스스로 알게 되기 때문이다. 주말 이틀간 해이해지기 쉬운 마음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있다. 김 원장은 “매주 학습계획을 피드백하다보면 자신이 유독 재미있게 공부하는 과목이나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이를 전략과목으로 삼아 공부하다보면 자신감이 생겨 다른 과목까지 동반해 성적이 상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족한 과목은 다양한 체험과 실험으로

초등 3학년은 처음으로 과학과 사회 과목을 독립적으로 배우게 된다. 2학년까지 배웠던 사회와 과학의 내용이 결합된 ‘슬기로운 생활’에 비해 내용이 딱딱하고 생소한 개념을 접하다보니,자칫하면 이 두 과목에 대한 흥미를 잃기 쉽다.

천재교육 초등교재개발본부 김수신 과장은 “사람도 첫인상이 중요한 것처럼, 교과목 역시도 첫 느낌이 중요하다”며 “교과 학습과 연계된 현장활동 중심의 체험학습이나 함께 생각해 보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후속 학습을 통해, 아이들이 사회나 과학 과목을 암기할 것이 많은 어려운 과목이 아니라 재미있는 우리 주위의 현상과 원리를 배우는 과목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학년 1학기 때는 우리 고장의 위치, 자연환경, 인문환경에 대해 배운다. 주말을 활용해 직접 우리 고장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거나 그림도 그리게 하고, 고장의 그림지도를 함께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장을 상징하는 자랑거리나 유적지를 실제 답사해 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김 과장은 “의식주, 생활 도구, 여가 생활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민속촌이나 민속박물관을 견학하면서 자연스레 조상들이 사용했던 생활 도구와 조상들이 즐겼던 민속놀이를 체험하게 하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이때 현장 답사를 위해 방문한 지역의 기차표나 버스표를 모아보는 것도 사회 과목에 대한 흥미를 지속시키는 데 좋은 방법이 된다.

저학년은 식사시간을 기준으로 학습활동 나눠

주말을 활용한 다양한 과학체험이나 실험은 과학의 어려운 원리를 이해하도록 돕는데 필수적이다. 천재교육 박진영 과장은 “액체고체, 천체,곤충의 특징, 온도계, 자석의 성질 같은 원리는 책으로만 봐서는 쉽게 개념을 떠올리고 형상화하기 어렵다”며 “보고 듣고 말하고 만지고 체험하게 하는 체험학습이 과학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 주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간단히 해 볼 수 있는 실험을 시도하는 것도 좋다. 종이로 풍속계나 바람개비를 만들어 밖에서 놀이학습을 진행하면 실제 과학관의 체험학습 못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다음 주중에 배울 단원을 미리 살펴보고 주제에 맞춰 동물원이나 식물원을 방문하거나 천체·기상 박물관을 미리 견학해 보는 것도 아이의 학습의욕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주말엔 큰 목표를 세우기 보단 주중 학습에서 부족했던 과목 위주로 학습하는 것이 좋다.학원이나 과외보다는 적당히 휴식을 취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공부방법을 택하는 것도 요령이다. 저학년의 경우 스스로 시간관리를 하기 어렵다. 따라서 복잡하게 주말계획표를 짜는 것 보다 식사시간 전후 등 특정행위를 중심으로 하루를 적절히 나눠 시간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점심식사 전엔 지난 주 배운 사회과목 복습을, 저녁식사 뒤에는 수학 관련 학습만화를 읽는 식이다.

김 원장은 “주말의 공부는 흐름을 끊지 않기 위해 한다는 의미가 큰 만큼, 분량에 대한 부담은 갖지 말고 다음 진도를 따라가기 어렵지 않을 정도로만 복습하는 시간으로 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주말에 체험학습으로 학습능률 올려요.” 박수연양과 어머니 최현정씨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