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창업도 '온+오프라인'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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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평소 한지공예에 관심이 많았던 주부 오은하(33.서울 창동)씨는 1999년 10월 서울 인사동에 소규모 한지 공예점을 차렸다.

한지 공예품과 관련 재료를 팔던 吳씨는 지방거주자나 교포들이 한지 구입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에 착안해 '한지 마당' 이란 인터넷 사이트(http://www.hanjimadang.co.kr)를 개설했다.

홈페이지 제작 비용으로 5백여만원이 들었지만 온라인 주문이 몰려 가게만 운영할 때보다 훨씬 많은 월 3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대기업에서 퇴직한 김홍경(36.부산 금곡동)씨는 유아.어린이 사이트(http://www.booknkids.com)를 개설해 회원을 확보한 뒤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 도서 대여점 사업을 시작했다.

가입비 1만원에 월회비 9천9백원을 내면 매주 네권의 책을 집까지 배달해준다. 사업을 시작한 지 한달 만에 7곳의 지점을 열었다.

소호(SOHO.재택 및 소사무실 사업) 창업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중소기업청이 주최한 소호창업 성공사례 공모전에 입상한 사업을 보면 열건 중 절반 이상이 실제 매장 등을 운영하면서 인터넷 사업도 한다.

중기청의 전대열 소기업과장은 "소규모 인터넷 사업의 거품론이 일면서 매출과 고객을 늘리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하는 추세가 뚜렷해졌다" 고 분석했다.

소호창업 공모수기에서 금상을 받은 박수복(37)씨는 액자 도매센터와 자수소품 관련 인터넷 쇼핑몰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액자와 자수소품을 직접 제작해 3개월 동안 8백만원을 넘는 순익을 올렸다.

강은아(35)씨는 어린이가 그린 그림을 일반가정에서 일일이 보관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 이를 웹에 저장한 뒤 고객의 주문에 따라 기념품 등에 새겨 놀이방 등에 판매한다.

대상을 받은 ㈜드림미즈(http://www.cyberjubu.com)의 천선아(34)씨는 여성잡지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주부대학과 회원들간의 공동구매 쇼핑몰 등으로 성공했다.

전망이 불투명한 온라인사업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 2급 지체장애인 임현성(32)씨는 캐릭터 상품 제작.판매업을 계획하고 쇼핑몰 구축을 준비하던 중 닷컴 거품론이 일자 온라인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대신 기념품 판매업체를 상대로 판로를 뚫고 있다.

한편 중앙일보와 중기청은 13일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소호창업 설명회를 열면서 우수 창업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구직난 시대에 급증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유용한 창업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설명회는 전국 12개 지역에서 차례로 열린다. 설명회 자리에서 창업정보 제공하고1대1 창업상담도 한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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