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550선 무너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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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주식값이 폭락해 종합주가지수 550선이 맥없이 무너졌다.

미국 나스닥지수의 폭락과 엔화 가치의 하락 등 외풍이 더욱 드세진 가운데 현대그룹 문제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냈던 외국인들은 7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재촉했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20.71포인트(3.66%) 떨어진 545.05를 기록, 55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도 4.23포인트(5.53%)나 하락한 72.33으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종합주가지수가 지난해 최저점인 500선까지 다시 밀리는 상황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고 진단했다.

◇ 거세진 외풍〓지난 주말 미국 나스닥지수가 2, 052까지 폭락한 데 이어 12일 나스닥 선물이 다시 급락하자 투자자들은 일단 주식을 팔고 보자는 투매 양상을 보였다.

교보증권 김석중 이사는 "나스닥지수는 2, 000선이 무너지면 1, 800대까지 밀릴 것으로 해외 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 며 "미국 증시의 침체는 국내 증시를 계속 압박할 것" 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올들어 국내 주가가 오른 것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저가 매력 때문이었지만, 나스닥 주가의 폭락으로 이런 매력이 사라졌다" 며 "앞으로 종합주가지수는 500선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다" 고 내다봤다. 일본 엔화 가치가 달러당 1백20엔까지 하락한 것도 증시의 악재로 부각됐다.

◇ 다시 불거진 현대사태〓현대 계열사들에 대한 채권단의 추가 지원에도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키움닷컴증권 안동원 이사는 "시장은 채권단의 현대 지원에 대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니냐는 쪽의 우려를 하고 있다" 고 전했다.

김석중 이사도 "사실 외풍보다도 현대 문제가 다시 부각되는 게 더 걱정" 이라며 "현대전자의 회생 여부 등을 놓고 시장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 이라고 밝혔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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