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현대 '자존심 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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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프로농구 2000~2001 시즌 정규리그는 6일 '남자농구의 영원한 고전' 삼성과 현대의 수원 경기로 막을 내린다.

어쩌면 농구사에 마지막 '삼성-현대전' 으로 기록될지 모르는 의미있는 한판이다.

현대는 금강고려화학에 매각돼 다음 시즌부터 팀 명칭이 바뀐다. 1978년 실업팀으로 창단, 같은해 출범한 삼성과 자존심 싸움을 벌여온 지 23년 만의 일이다. 우울한 고별전인 셈이다.

물론 두팀은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챔피언 결정전에서나 가능하다. 정규리그 우승팀인 삼성은 4, 5위팀 승자와 4강전서 맞붙는다. 6위 현대는 1라운드에서 3위 SK를 넘어야 한다.

두 팀이 양보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기록' 때문이다. 삼성은 5일 현재 33승을 기록해 98~99, 99~2000시즌 현대가 기록한 시즌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삼성은 오랜 라이벌을 제물삼아 새 기록을 세우고 싶다. 현대로서는 마지막 라이벌전에서 삼성의 기록 수립에 제물이 될 경우 영원한 치욕을 남기게 된다.

두 팀은 80년대까지 치열한 라이벌전을 벌이며 농구 붐을 이끌었고 신선우.박수교.이충희.이문규(이상 현대), 신동찬.임정명.김현준.김진(이상 삼성)등 기라성같은 스타를 배출했다.

역대 전적에서는 현대가 삼성을 앞선다. 아마추어 대회였던 농구대잔치에서 20승18패로 우세했고 세차례 종합 우승했다. 삼성은 두차례 우승에 그쳤다.

프로에서도 현대는 14승8패로 앞섰고 두차례 챔피언에 올랐다. 삼성은 올해 처음으로 정상을 노리고 있다. 6일 경기는 줄곧 현대에 뒤져온 삼성이 심정적으로나마 추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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