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 대사관 도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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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이 옛 소련과의 첩보전이 치열하던 1980년대 초 워싱턴 주재 소련대사관 지하에 도청용 비밀터널을 뚫어 최근까지 운영해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간부들은 이 비밀터널의 존재가 FBI에 근무하며 25년간 소련 스파이로 활동해온 혐의로 지난달 검거된 로버트 핸슨에 의해 90년대 초에 러시아에 알려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청용 비밀터널은 FBI와 국가안보국(NSA)이 공동으로 설치했으며 당시 미국은 모스크바에, 소련은 워싱턴에 자국 대사관 건물을 세우던 중이었다. 뉴욕타임스는 "터널을 뚫고 장비를 설치하는 등의 첩보활동에 미 첩보기관의 단일 공작비로는 가장 거액인 7억~8억달러가 들었다" 고 전하고 "그러나 핸슨이 언제 이 정보를 누설했는지, 터널 작전으로 얼마나 귀중한 정보들을 빼냈는지는 미지수" 라고 보도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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