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비닐하우스 불 '한지붕 3대' 10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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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4일 오전 4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세곡동 율암마을 화훼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나 안에서 잠자던 李일행(59)씨 등 일가족 10명이 숨졌다.

사고가 난 비닐하우스에는 李씨와 부인 김옥례(55)씨, 첫째와 둘째 아들 가족 등 13명이 네칸의 방에 거주하고 있었다. 사고 당일에는 李씨 부부와 큰 며느리 황수연(32)씨, 차남 현수(30)씨 부부, 막내 딸 기훤(20)씨, 유진(8)양을 비롯한 李씨 손자 5명 등 모두 11명이 잠자고 있었으나 이중 기원씨만 구조됐다.

장남 준석(32)씨와 3남 창현(26)씨 등 2명은 외출 중이어서 화를 면했다. 불이 나자 소방차 32대와 소방관.경찰관 1백52명이 출동, 21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경찰은 누전 등으로 발생한 불이 비닐하우스와 보온 덮개에 옮겨 붙으면서 발생한 유독가스에 李씨 가족들이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불이 난 비닐하우스는 숨진 李씨가 화훼업을 위해 1987년 하우스용 가건물을 주거 건물로 개조한 것이며, 97년 결혼 후 분가한 장남 준석씨는 지난해 李씨 집에 다시 합류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숨진 차남 현수씨의 숨진 막내 딸 아선(1)양은 오는 7일이 백일이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정현목.이경희 기자

사진=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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