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단체팀 투숙 유스호스텔 뒷정리 안해 불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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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주말 강원도에 있는 스키장에 다녀왔다. 그러나 뜻밖의 일로 모처럼의 여행을 불쾌하게 시작해야 했다. 예약을 해뒀던 유스호스텔에 도착하자 전날 투숙했던 모 대학의 단체팀이 제시간에 퇴실하지 않아 뒤늦게 방 열쇠를 받은 데다 입실 가능시간인 오후 1시에서 네시간여나 지난 오후 5시30분까지도 방청소가 끝나지 않아 청소도 되지 않은 방에 짐을 풀어야 했다.

그런데 학생들이 떠난 방은 그야말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방바닥에는 먹다 남은 과자가 봉지째 쏟아져 있었고 냉장고에는 빈 소주병이 굴러다니는가 하면 세면대는 라면찌꺼기로 막혀 있었다. 빈 라면용기도 옆에 놓여 있었다. 전날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허둥지둥 퇴실한 흔적이 역력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시설을 이렇게까지 함부로 쓸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제서야 왜 청소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이해가 갔다. 소위 지성인이라고 하는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뒷정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김희경.인터넷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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