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채널, 탈북자들 남한사회 살아남기 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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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반세기 이상 서로 대립하며 살아 온 남과 북. 이산가족 상봉에서 보듯 혈육의 정은 여전히 뜨겁지만 언젠가 통일이 된 후 그 혈육들이 함께 산다면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쉽게 상상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탈북자들이 남한의 자본주의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은 통일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다큐 전문 케이블인 Q채널(CH25)이 3일 방송할 '휴먼 다큐멘터리-뷰파인더' (오후 5시)는 이같은 문제의식에 입각해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제작진이 찾은 곳은 강원도 삼척시에 있는 대관령식품이라는 국수공장. 탈북자 여섯 명이 힘을 모아 차린 일종의 자활 공동체다. 이들은 탈북 후 막노동판 등을 전전하고 심지어 외환위기 때는 실업자 신세가 됐을 정도로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다. 특히 탈북자에 대한 편견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 국수 공장의 이사로 경영을 책임지며 자본주의에 적응해 가고 있다. 남한에서 나고 자란 사람도 번번이 실패하는 사업에 뛰어든 이들에게 가장 큰 무기는 정신력이었다.

"이 사회를 선택해서 왔다.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 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뭐든지 해야 한다" 는 한 탈북자의 말은 자본주의를 선택한 이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다. 부가세가 뭔지도 몰랐던 탈북자들이 겪어야 하는 일들은 우리의 시각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의료보험.연말정산 등 남한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제도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좌충우돌 많은 해프닝을 벌인다.

결국 이들의 모습은 통일 후 우리가 거쳐야 할 과정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최정민 PD는 "탈북자는 한국 사회의 귀중한 자산" 이라고 강조한다.

Q채널의 '…뷰파인더' 는 PD가 직접 6㎜ 카메라를 들고 사회적 이슈와 관련 인물들을 취재, 보도하는 시사 인물 다큐 시리즈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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