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대학 - 지방대 수능점수 격차 더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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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입학생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으로 따져본 대학의 소재지.설립유형.설립시기별 우열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서열 구조가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24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하는 교육정책포럼 최근호에 실린 김안나 이화여대(교육학) 교수의 '수능성적 분포의 변화추이를 통해 본 고등교육의 서열화 구조'라는 연구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김 교수는 지난해 수능성적이나 입학정원에 관한 자료가 확보된 150개 대학을 대상으로 연도별 입학생의 수능성적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대학 간 ▶국.공립대와 사립대 간 ▶설립준칙주의가 시행된 1996년 이전 설립된 대학과 이후 신설된 대학 간 등의 입학생 수능성적 평균 백분위(100점 만점)가 94년 수능시험 도입 이후 매년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간 격차=서울 소재 대학의 수능 평균 백분위는 수능 첫해인 94년 84.9점, 98년 82.1점, 2001년 83.5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강원지역은 같은 기간 76.1점, 65.9점, 56.4점으로 떨어지고 전북은 68.6점, 56.2점, 46.9점으로 20점 이상 떨어지는 등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그나마 경기도 지역은 같은 기간 77.0점, 74.2점, 73.9점으로 낙폭이 작았다.

이 기간 전국 평균이 77.1점, 70.8점, 67.9점으로 떨어진 데 반해 상대적으로 서울지역 대학의 수능성적 평균이 일정 수준을 유지한 것은 우수학생의 서울 집중 현상이 그만큼 분명하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전국 평균점수가 하락한 현상은 대학 입학정원이 크게 늘어 평균적인 수학능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설립 유형별 등=국.공립이 94년 81.4점에서 2001년 75.5점으로, 사립은 같은 기간 76.5점에서 66.5점으로 각각 떨어져 간격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사립대가 많은 서울지역에 우수학생이 집중되고 있는데도 전반적으로 국.공립대의 수능 점수가 좋게 나타난 것은 그만큼 지방 사립대의 수준이 떨어졌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설립연도별로 보면 설립 요건만 갖추면 대학을 세울 수 있었던 96년 이후 신설된 대학의 수능 평균 백분위는 98년 63.4점, 2001년 53.4점이었다. 95년 이전 설립된 대학 평균(98년 71.8점, 2001년 69.7점)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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