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함성득 교수 '영부인론'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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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대통령학을 전공하는 고려대 함성득 교수가 『영부인론』(나남출판사)을 냈다. 다음주 발간될 책에서 咸교수는 43명의 미국 대통령 부인과 우리네 8명의 영부인을 비교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가장 원하는 대통령 부인상은 고(故) 육영수 여사와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을 합친 모습" 이라며 "대통령의 아내이자 제1참모인 영부인은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咸교수에 따르면 프란체스카(남편 이승만).공덕귀(남편 윤보선)여사가 영부인의 등장 시기라면 육영수(남편 박정희).홍기(남편 최규하)여사는 영부인의 이미지 형성기, 이순자(남편 전두환)여사는 역할 확장기를 구가했다.

한국의 영부인 역사는 김옥숙(남편 노태우).손명순(남편 김영삼)여사의 활동 축소기를 거쳐 지금은 이희호 여사가 활동 재확장기를 맞고 있다.

咸교수는 역대 영부인 중 가장 교육 수준이 높고 정치.사회활동이 다채로운 이희호 여사 시기에 '흥미롭고 획기적인' 사건이 벌어진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때 李여사가 참여하며, 장관들도 부부가 함께 임명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는 통상 고위 공직자의 부패 문제나 정책 결정에 배우자가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어서 함께 책임감을 느끼게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咸교수의 '영부인 역할에 의한 유형 분류' 에 따르면 홍기.손명순 여사는 '전통적 내조형' , 프란체스카.김옥숙 여사는 '베갯속 내조형' , 육영수.이순자 여사와 낸시 레이건 여사는 '활동적 내조형' 이다.

자신의 전문성을 기초로 독자적으로 활동한 영부인으로 공덕귀 여사는 '전략적 후퇴형' (의욕과 능력이 있지만 의도적으로 활동 공간을 조정), 이희호 여사는 '연결망으로서의 참여형' (국정에 활발하게 참여하나 정책적 역할까진 수행하지 않음)에 속한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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