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날개 달았나…"대세상승 이르다" 전망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반도체주에 봄은 오는가.

대표적인 반도체 주인 삼성전자는 지난주 거뜬히 주가 20만원대를 회복했고 코스닥에 등록된 반도체 장비업종들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곧 바닥을 칠 것이란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아직 대세 상승 국면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 대두되는 반도체 조기 바닥론〓지난 16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9% 오른 21만2천5백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성엔지니어링.반도체엔지니어링.실리콘테크 등 코스닥 시장의 반도체 장비업종도 최근 일주일 사이 주가가 15~40%나 올랐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다 반도체 경기의 바닥이 멀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하정헌 삼성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주가가 경기를 선반영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반도체 경기가 최저점을 돌파할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며 "반도체 관련주는 한두차례 조정을 거친 뒤 다시 상승탄력을 받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올 하반기부터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D램 가격이 오르게 되면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늘게 돼 본격적인 주가 상승국면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우동제 현대증권 연구위원도 "주가 측면에선 기업실적보다 모멘텀이 중요하기 때문에 반도체 관련주가 조만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 이라고 말했다.

◇ 섣부른 추격매수는 금물〓하지만 반도체 관련주의 전망이 장밋빛 일색인 것은 아니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인텔.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등 이틀 연속 급등하던 반도체주는 지난 주말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 결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일보다 7.05%나 떨어졌다.

또 미국 마이크로 테크놀로지사와 일본 기업들이 2월 말과 다음달 말 잇따라 기업실적을 발표하는 것도 변수. PC 경기가 좀처럼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반도체 업체들이 내년부터 신규라인을 가동해 메모리 생산량이 급증하는 것도 주가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이응성 대유투자자문 상무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코스닥 시장의 장비주는 기업실적과 전망에 따라 업체별로 주가 차별화가 뚜렷해질 전망" 이라며 "아직도 변수가 많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추격매수를 자제하고 조정 이후 저가 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