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차세대' 양안 미남 정치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양안(兩岸)정치계에 ‘솨이거(帥哥·멋쟁이 오빠)’ 바람이 거세다.‘중국의 케네디’로 불리는 보시라이(薄熙來·52) 랴오닝(遼寧)성장과 ‘대만의 클린턴’으로 알려진 마잉주(馬英九·51) 타이베이(臺北)시장의 정치적 도약이 눈부시기 때문이다.두 사람 모두 키가 1백80㎝를 넘는 훤출한 미남인 데다 정치적 업적이 탁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은 아직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그러나 薄성장은 최근 사석에서 “馬시장의 행정력이 탁월하다.국민적 지지도 두텁다.앞으로 우리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인물”이라는 평을 한 적이 있다.馬시장도 “고난을 딛고 화려하게 일어선 薄성장은 우리가 학습할 가치가 있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薄성장=중국 원로 정치인 보이보(薄一波)의 차남이어서 한때 ‘태자당(太子黨)’의 일원으로 분류된 적도 있었다.그러나 薄성장은 부친 ‘덕’보다 ‘화’가 더 컸다.그만큼 정치적 견제가 심했기 때문이다.그가 15차 전인대(全人大)에서 중앙으로 진출하지 못한 것도 주변의 질시와 견제 탓이었다.

그를 일으켜세운 것은 근면과 청렴이다.薄성장은 다롄(大連)시장 시절 ‘십수 시간(十幾小時)’이란 별명으로 불렸다.하루에 10시간 이하로 근무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부패에도 추상 같았다.시장 직속으로 반부패특별소조를 운영하고,직접 지휘봉을 잡았다.

薄성장에게는 천리마(千里馬)란 별명도 붙었다.하루종일 여기저기 뛰어다니기 때문이다.이런 시장 아래에서 시가 발전하지 않을 리가 없다.그가 시장으로 재임한 8년 동안 다롄시는 연평균 14.2%라는 경이적인 성장을 기록했다.지난달 그가 랴오닝 성장으로 부임키 위해 다롄시를 떠날 때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역으로 몰려나와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했을 정도다.

◇馬시장=나이·키·외모뿐 아니라 업무 스타일도 薄성장과 비슷하다.馬시장의 일과는 어김없이 오전 6시 조깅으로 시작된다.근무를 끝내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보통 0시∼오전 1시 사이다.

馬시장이 법무장관 시절 보여준 부패·폭력·검은돈 청산 작업은 ‘대만의 정치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다.

馬시장에게도 국민당 내 견제 세력이 만만치 않다.그러나 그의 당내 기반은 날로 단단해지고 있다.우선 국민당에서 천수이볜(陳水扁)총통과 싸워 이긴 유일한 인물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그는 1999년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당시 현직 시장이었던 민진당의 陳후보를 여유 있게 누르고 국민당에 시장직을 돌려준 주인공이다.

陳총통이 핵발전소와 국내 경제침체·양안관계 등으로 궁지에 몰린 점도 馬시장의 입지를 크게 하는 상대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馬시장은 양안관계의 중재역을 자임하면서 현재 홍콩을 방문 중이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